[칼럼] 내가 유시민, 강기갑을 지지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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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가 유시민, 강기갑을 지지할 줄이야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5.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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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강기갑의 눈물!
농사꾼으로 제도 정치권에 진출해 진보의 한 길로 걸어온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원장이 당이 처한 엄중하고 기막힌 현실에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
ⓒ 데일리중앙
통합진보당의 파행사태를 지켜보면서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국민들만 몰랐던 통합진보당 내부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남으로써 그들의 비민주성을 알게 된 것이 소득이었다. 제도권내에 들어왔음에도 통합진보당의 당권파를 주축으로 하는 이른바 NL(민족해방계열)은 민주적 정당을 이끌어 갈 수 없는 편협하고도 수구적인 집단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들과 통합을 하였던 국민참여당파와 PD(민중민주계열)의 진보신당파가 비당권파의 한축을 지탱해왔는데 이들이 이제 당의 주류로 등장할 것으로 본다. 이념적인 극좌파인 NL이 생활좌파인 PD에 밀린 현상이다.

이들 주사파가 당권을 놓지 않으려고 유령당원을 모집해서 세를 불리고 이 중에 핵심인사들만 움직이는 기형적인 집단조직을 형성해서 당권을 쥐고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숨은 비밀이 있으니 당원명부를 공개하자는 유시민의 주장도 묵살하고 당권파 중심으로 비밀스러운 조직을 운영해 나갔던 것이다.

이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강기갑 의원이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당권파의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순순히 자리를 내놓으려고 할 것 같지가 않다. 이정희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들의 독선과 아집으로 인해서 통합진보당은 맞지 않아도 될 채찍을 덤으로 맞고 있는 형국이다.

당권파인 NL계가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고 통합진보당의 가치를 위해서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제 통합진보당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국민들의 심정적인 지지가 있는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재편해야 할 것으로 본다.

통합진보당은 그동안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처럼 보였지만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과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역할로 볼 때에 다시 살아 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여 진다. 절망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있어서 통합진보당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진보당에 대해서 경원시했던 국민들이나 유시민, 심상정, 강기갑에 대해서 좋지않은 시각을 보여왔던 보수인사들 조차도 이제 이들에게 작으나마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어떤 보수 인사가 "내가 유시민을 지지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강기갑 의원의 국회의장실의 폭거를 보았지만 이제 비대위원장으로서의 강기갑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것을 보고 있다.

보수층에서조차도 진보정당의 필요성과 진보적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다면 통합진보당의 앞길은 밝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 통합진보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당권파가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제 당권파는 국민들의 심판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그들이 주장할 기득권은 아무것도 없다.

▲ 통합진보당 유시민·조준호·심상정 공동대표(왼쪽부터)가 지난 14일 중앙위 의결 사항 보고를 위한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의 부정경선 파문과 폭력사태에 대해 국민께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세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 데일리중앙
주사파 당권파를 모두 내 쳐야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 그것이 통합진보당이 살 길이고 진보정당의 존엄과 가치를 되찾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까지 몰랐던 주사파 당권파들의 불법적이고 교조적인 만행에 대해서 밝혀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것을 파헤치는데 앞장 선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를 비롯한 비당권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이들에게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 정권에 아부하고 북한정권을 고무, 찬양해왔던 통합진보당의 주사파 패거리를 진보의 틀에서 확실하게 축출시켜야 할 것이다.

진보를 표방하는 상당수의 국민들이 뒤에 있고 보수를 지켜왔던 다수의 국민들도 이제는 진보통합당내의 양심적인 진보인사들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가 일방적인 진보세력의 몰락이 아닌 것이다. 일부 주사파를 제거한다면 진보의 가치는 빛날 것이다.

"내가 유시민, 강기갑을 지지할 줄이야..." 이렇게 말하는 국민들이 꽤 많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 여망을 업고 비대위는 소신있게 칼을 휘둘러야 할 것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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