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0만 관객 돌파 뒤에 가려진 열악한 스태프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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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0만 관객 돌파 뒤에 가려진 열악한 스태프 대우
  • 송유정 기자
  • 승인 2012.08.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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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30억으로 시작한 영화 스태프 지원사업 2년 만에 0원으로 지원 종료

까다로운 조건과 반토막 월급으로 외면받은 '한국영화 스태프 지원사업'이 사실상 올해로 끝난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24일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결산서를 통해 '스태프 지원사업'이 집행률 부진으로 2013년 예산확보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2011년 30억원 규모로 시작된 지원사업은 2012년 9억7000만원으로 축소됐다.

2011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화차> <부러진 화살> 등의 영화가 스태프(현장 직원) 인건비를 지원받았지만 사업 전체 집행률은 34.1%에 그쳤다. 2012년 8월 현재 집행률은 15.4%로 아주 미진한 상황이다.

표준계약서, 4대 보험 가입이 미흡한 영화계의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까다로운 신청 절차로 결국 제작사와 스태프 모두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또 실제 지원사업을 통해 스태프에게 지원된 금액은 2편의 작품에 나눠 1명당 한 달에 75만원이 전부였다.

최근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 <도둑들>에 출연한 홍콩배우 임달화는 "한국 스태프들이 시간외 근무에도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한 채 혹사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충격받았다"고 한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미 한국영화 제작 현실에서 스태프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과거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문화부는 인건비 지원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투자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2편으로 쪼개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병헌 의원은 사업의 목적 자체가 스태프의 안정적 임금 지급과 4대보험 가입 유도였던 점에서 오히려 주객이 전도된 상황의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한국영화에 헌신하고 있는 스태프들에게 돌아가야 할 예산 30억원이 스태프들의 외면으로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 스태프 지원사업이란?
스태프 지원사업은 문화부가 한국영화 스태프의 처우 개선을 위해 2011년부터 추진했다.
지원사업은 표준계약서 작성과 4대 보험에 가입한 스태프에 한해 한 작품에 6750만원 범위 내 1인당 450만원(150만원*3달)까지 가능하다.
먼저 인건비의 50%를 지급하고 나머지 인건비는 제작사가 부담, 이후 나머지 금액은 차기작 기획비용으로 지급된다.

송유정 기자 ssyj01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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