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의 설경은 보기에도 정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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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의 설경은 보기에도 정답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12.2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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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에 흰눈 펑펑... 오늘은 온종일 걸어보고도 싶다

자- 잔들을 높이 드시오
빨~간 포도주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
눈이 소복히 쌓였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아침부터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백설이 세찬 바람을 타고 마치 무정부주의자들처럼 분분하게 내려 꽤 많은 적설량을 보이고 있다.

"은빛 장옷을 길게 끌어
왼 마을을 희게 덮으며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사뿐사뿐 걸어 내 비위에 맞게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오늘 노래를 부릅니다
잊어버렸던 노래를 부릅니다

자- 잔들을 높이 드시오
빨~간 포도주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

시인 노천명은 첫눈은 수줍은 신부마냥 아침에 사뿐사뿐 내려온다고 했다. 첫눈이 내리는 좋은 아침에는 또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고도 했다.

첫눈은 아니지만 멀리서 보는 산등성이의 설경은 보기에도 정답다.

고요한 기류를 헤집고 찾아준 화려한 나신을 보듬고 오늘은 온종일 걸어보고도 싶다. 송림에도 텅빈 들녘에도 나뭇가지 위에도 지붕 위 굴뚝 위에도 소복히 쌓인 흰눈은 그대로 축복이며 희망이다.

정다운 손님처럼 반갑다.

순백의 백설처럼 우리 모두의 마음도 한결 깨끗해지고 정결해졌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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