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 속 '주택경기 감기, 토지시장 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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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파 속 '주택경기 감기, 토지시장 독감'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3.01.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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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션, 경매 낙찰가·응찰자 역대 최저... 평균응찰자 2.2명

▲ 전국 토지 낙찰가율 통계(단위: %). 자료=지지옥션
ⓒ 데일리중앙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주택 경기가 감기에 걸렸다면 토지 시장은 독감을 앓고 있다'고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23일 밝혔다. 

지지옥션이 2012년 한 해 전국에서 경매로 진행된 토지를 조사한 결과 평균 낙찰가율이 65.1%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2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2007년 84.8%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내려 지난해 60%대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국에서 경매 진행된 토지의 낙찰가율은 62.3% 기록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낙찰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급락하고 있는 현상은 실제 경매 사례에서도 발견된다.

지난주 17일 의정부법원 고양지원에서 낙찰된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소재 도로로 사용중인 면적 68.7㎡ 토지는 감정가가 3845만원이었으나 3번 유찰되면서 감정가의 35%인 1359만원에 낙찰됐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같은 토지가 2007년에 경매된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6년 전 당시 감정가는 3433만원이었고 낙찰가격은 감정가를 뛰어넘는 41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이때 낙찰가율은 무려 119%를 웃돌았다. 수년 사이 시장이 급랭하면서 동일한 토지의 신세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4일 충남 공주시 문금리 면적 655㎡의 토지는 감정가가 1703만원이었지만 무려 4번이나 유찰되면서 감정가 대비 24% 수준인 408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같은 물건 역시 과거에 경매된 적이 있었다. 토지 인기가 한창 상승중인 2007년, 그때 감정가는 982만원이었고, 낙찰가는 716만원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감정가는 과거에 비해 721만원이나 상승했지만 낙찰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 전문 평가기관에서는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지만 실제 사용수익 할 수요자들이 제시하는 가치는 오히려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낙찰 가격뿐만 아니라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의 비율)도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실제 경매에 사람들이 참여하는 평균 응찰자수도 2.2명으로 역대 가장 적다.

낙찰가율과 마찬가지로 올해 들어서도 거래량과 응찰자가 줄어 1월 낙찰률은 26.2%, 평균 응찰자수 2명으로 최저치를 보였다.
 
응찰자가 준 사례를 살펴보면, 경기도 김포 양촌읍 구래리 면적 251㎡의 공장용지는 2012년 9월 감정가 4769만원에서 4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1145만원까지 떨어진 후 2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26.1%인 1245만원에 낙찰됐다.

이 토지는 과거 2005년 6월 감정가 4267만원에서 두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2090만원까지 떨어진 후 8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59%인 2519만원에 낙찰 된 적이 있다. 이 토지 역시 2005년에 비해 감정가는 500여 만원 올랐지만 낙찰가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경매 토지는 낙찰 받게되면 토지거래허가가 면제되며 토목공사, 진입로 개설, 용도변경 등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고수익이 창출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세파악이 어렵고 각종 법규 및 개발 규제가 까다로워 사전에 충분한 이해가 되야 하며 대출과 환금성이 용이하지 않음을 주의해 시간과 자금적 여유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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