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긋지긋한 하청인생아, 동작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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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긋지긋한 하청인생아, 동작그만!"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3.01.2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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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희망버스' 울산으로 출발... 철탑노동자들에게 '희망' 전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농성 100일의 고통은 이 땅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다. 너무나 명명백백한 이 싸움에서마저 패배한다면 이 땅은 900만 비정규직의 피로 물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 비정규직 사태 등 노동현안 해결을 위한 2차 희망버스가 노동 질곡이 똬리를 틀고 있는 평택 쌍용차 공장으로, 울산 현대차 공장으로 출발한다. 철탑에 매달려 절규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울산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지상에서부터 40m 높이, 15만4000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고압 송전탑에 매달려 떨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천의봉·최병승 노동자가 그들이다.

자본에 맞서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는 이들은 100일째 체감기온 영하 30도의 고통과 삭풍, 폭설을 견디며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목숨을 걸고 고압 송전탑에 매달려 있는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세계 초일류기업 현대자동차에게 대법원의 판결을 지키라는 것이다. 불법 파견을 인정하고 2년 이상 지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말이다.

'아이들에게까지 하청의 낙인을 찍어야 하는 지긋지긋한 하청인생아, 동작그만!' 
 
"철탑에 매달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혹한의 추위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하청노동자의 절망과 한숨이다. 정규직과 똑같이 일하고 더 힘든 일을 하는데, 하청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설움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다."

'현대차로 떠나는 다시 희망 만들기 2차 버스'(2차 희망버스)를 제안, 조직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탑에 매달린 100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를 들어라"고 세상에 소리쳤다.시민사회단체들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현대자동차에 대해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신규채용을 미끼로 나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간질하고 있다. 동료를 배신하고 나 혼자만 정규직이 될 수 없다며 철탑에 매달려 있는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마저 다시 해고하려고 하고 있다"고 현대차 자본을 비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농성 100일의 고통은 이 땅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이다. 너무나 명명백백한 이 싸움에서마저 패배한다면 이 땅은 900만 비정규직의 피로 물들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대법원의 판결마저 농락하는 탐욕의 재벌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너무나 정의롭고 아름다운 싸움에 양심있는 노동자, 민중들이 연대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며 "우리는 1월 26일 전국에서 울산으로 달려가 정의로운 투쟁을 응원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목숨 건 투쟁은 현대차 울산공장 철탑만이 아니다. 노조탄압에 맞서 유성기업 홍종인 지회장이 95일째 굴다리 난간에 매달려 싸우고 있고,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평택 쌍용차 철탑농성이 65일째 이어지고 있다.

부산 한진중공업에서는 손해배상과 노조탄압에 맞서 자결한 고 최강서씨의 뜻을 지키기 위해 노동자들의 질긴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1월 26일 희망과 연대의 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철탑농성과 더불어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연대의 발걸음이 절망의 시대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이라며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은수미·심상정 국회의원과 쌍용차범대위,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은 국민사기극 중단하고 쌍용차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 즉각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 "쌍용차 문제 해결 없이 국민통합은 거짓"이라며 대선 공약인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에 적극 협력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2차 희망버스는 오는 26일 오전 9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출발, 평택 쌍용차 철탑 농성장을 방문한 뒤 오후 늦게 울산 현대차 철탑 농성장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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