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종편, 사과해도 5.18 허위사실 유포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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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종편, 사과해도 5.18 허위사실 유포죄 물을 것"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5.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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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만세운동을 일본놈들이 일으켰다고 하면 가만 있겠나"... 민형사상 모든 책임 추궁

"지금 이 시간에도 5.18 기념일을 폭동일로 이렇게 써가지고 이렇게 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기가 막힐 뿐입니다. 우리가 예컨대 3.1 만세운동을 온 겨레가 목놓아 외쳤는데 그걸 만일에 일제가 일본 놈들이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가만있으면 되겠습니까?"
광주광역시와 5.18 관련 단체들이 일부 보수세력 등의 5.18 역사 왜곡에 대한 정면대응에 나섰다. 그동안 일간베스트(일베)라는 인터넷 사이트와 일부 종편에서 5.18은 북한군이 개입해서 배후 조정해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주까지 왜곡한 내용들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사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운태 시장이 직접 공개 경고했다.

강운태 시장은 21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나와 종편 TV조선과 채널A, 일베 등이 제기한 북한군의 5.18 개입설에 대해 "표현의 자유가 아니고 표현의 폭력이고 말의 테러"라고 맹비난했다. 

강 시장은 "북한군이 5.18민주화운동을 일으켰다, 개입했다, 이것이 문제가 크게 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사이트를 통해서 심지어는 돌아가신 영혼들, 님들을 모독하고 있다. 시신을 모셨던 관, 그 당시 찍었던 사진을 어디서 구해다가 인터넷에 올려놓고 말로 표현하기도 어려운 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V조선과 채널A 등 보수 성향의 일부 종편들은 5.18광주민중항쟁 33돌을 앞두고 탈북자 등 관련자들을 출연시켜 5.18 북한개입설을 제기하며 5.18 역사 지우기에 나섰다. TV조선은 조선일보 종편이고, 채널A는 동아일보가 운영하는 종편이다.

비슷한 시기 광주에서는 지난 15일부터 46개국 인권운동 지도자들이 참여한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열리고 있있다. 400여 명이 넘는 세계적 인권지도자들이 모여 한결같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위대함, 거기에 대해서 칭송하고 함께 토론하고 인권의 가치를 지구촌 전역에 확산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특별회의를 했다.

강 시장은 "그런 와중에 이런 게 터져 나왔으니 외국인들의 시각에서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볼멘 소리를 냈다.

이어 "UN유네스코에 세계기록물로 등재된 민주화운동을 대한민국 자체 내에서 북한군 600명이 내려와서 저질렀다, 뭔 놈은 홍어에 비유해버리고"라며 분개했다.

강 시장은 "만약에 북한군 600명이 내려왔다고 그러면 그 당시 비상계엄상태였는데 대한민국 국군들은 뭘 했냐, 그리고 북한군 시신은 어디가 있냐"고 일부 보수 세력에 반문했다.

이처럼 5.18광주민중항쟁의 참뜻을 훼손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가 '나몰라라'하자 광주시가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광주시는 이번 주(5월 25일)까지 왜곡한 내용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사법적인 조치에 나서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일베와 같은 인터넷사이트는 왜곡 내용을 삭제하고, TV조선과 채널A 등 종편은 사과방송과 함께 정정보도를 내라는 것이다.

강운태 시장은 "현행 형법을 비롯해서 유언비어유포죄도 있고 명예훼손죄도 있고 또 정보통신시설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도 있고 방송통신위원회 법도 있고 많은 법이 있다"며 "거기에 따라서 (종편은) 당연히 사과하고 정정보도해야 할 것이고, 인터넷 사이트는 당연히 삭제해야 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해당 종편이 정정보도를 하고 인터넷 사이트가 삭제를 하더라고 그 내용(5.18 역사 왜곡)이 문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이 시간에도 5.18 기념일을 폭동일로 이렇게 써가지고 이렇게 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기가 막힐 뿐입니다. 우리가 예컨대 3.1 만세운동을 온 겨레가 목놓아 외쳤는데 그걸 만일에 일제가 일본 놈들이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이 가만있으면 되겠습니까?"

강 시장은 "오늘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여러 민주화운동 노력이 있었지만 그 중에 우뚝한 봉우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아니냐"며 "그러면 국민들께서 저지해주셔야 된다"고 5.18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15일 5.18민중항쟁 33돌을 맞아 광주 망월동 5.18민주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강 시장은 이날 조호권 광주시의회의장과 시의원, 시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5.18묘역을 참배한 뒤 열사 묘를 둘러봤다. (사진=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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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보도, 사과, 삭제와 별도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대응할 것이냐'는 물음에 강 시장은 "이번에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 이번 주말까지 시한을 줬기 때문에 진실로 사죄하고 또 정정보도 하고 이렇게 하면 또 논의를 봐야 되겠다"고 사과 수준에 따라 후속 조치가 달라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강 시장은 TV조선과 채널A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일본 아베 총리의 역사 왜곡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종편 보도는0 상당히 충격적이다. 지금 아베가 역사왜곡을 해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걸 즐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일부 편협된 극우성향의 세력들이 일부러 그것을 자꾸 퍼뜨리면서 즐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보수논객) 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도 종편에서 북한군이 5.18 개입했다고 한 것은 완전한 허위날조고 문제가 있다, 이렇게 지적했다"며 "이건 바로 잡아줘야 되고 종편이 지금이라도 빨리 진실로 사죄를 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일부 종편 등의 5.18광주민중항쟁 정신 훼손 및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해 여야 정치권도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당은 두 종편의 5.18 폄하에 대해 "역사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새누리당 유수택 최고위원도 "'북한의 특수부대 600명이 내려왔다'는 말을 믿을 광주시민은 단 한 분도 없다"며 일부 종편의 5.18 '북한개입설'을 비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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