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박근혜 대통령, 중국 떠나기 전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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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박근혜 대통령, 중국 떠나기 전 결단하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6.24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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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정원 국정조사 대통령 결단 압박... 강력한 투쟁 예고

▲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공개 편지를 통해 국정원 국정조사 결단을 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편지를 공개했다.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국정원의 헌정파괴·국기문란 사건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조사 실시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24일 새벽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비서실장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 대신 이 편지를 소리내어 읽었다.

편지에서 김 대표는 "국가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국기를 흔드는 헌정 파괴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은 여야가 미리 합의해놓은 국정조사마저 회피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오히려 해묵은 'NLL(서해 북방한계선) 발언록'을 들먹이며 색깔론으로 국민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정쟁의 늪에 빠져 국정조사와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실종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카드에 맞서는 대항카드로 꺼내들고 있는 'NLL 발언록' 공개는 국익과 국격을 상쳐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공개를 우려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NLL 발언록'이 아니라 모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대화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마치 민주당이 뭔가를 감추고 싶어하는 것처럼 몰아세워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NLL 발언록' 원본은 물론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학가와 종교계 등 시민사회의 시국선언과 장외투쟁이 잇따르는 등 국정원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것을 대통령에게 충고했다.

특히 이들의 분노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 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침묵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빨리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요구했다.

▲ 24일 국회애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한길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은 뒤 신경민 최고위원(왼쪽)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중앙
민주당은 "이제는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국정원 사태를 '여직원의 인권문제'로 규정
한데 대해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 대표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으로 지난 대선의 정당성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라며 "대선의 정당성과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길은 오직 국정원 대선 개입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관련자들을 예외없이 엄벌함으로써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대표는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에 대해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국정조사"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국가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보다 엄격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검찰개혁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에게 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결단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27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의 회복을 위해 기어코 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약속을 이행하고 국정조사는 하늘이 두쪽나도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신경민 최고위도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정상회담을 할 수 있냐"라며 진실을 밝히고 중국을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신 최고위원은 "외교 일을 정쟁 수단으로 삼으려는 사람에게 누가 종북이고 누가 국익 생각하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 거짓을 더큰 거짓으로 덮으려는 이런 상황은 잘못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이제 숨을 데도 없으니 나와서 거짓 고치기 위한 노력을 하라"고 촉구했다.

'국정원 국정조사'와 'NLL 대화록 공개'를 둘러싸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격하고 대치하고 있는 6월 임시국회는 사실상 파행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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