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제일기획·HS애드와 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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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제일기획·HS애드와 짬짜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09.25 17: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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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두 기획사에 일감 몰아줘... 도종환 의원, 국감에서 따질 것

▲ 국회 도종환 의원은 25일 한국관광공사가 규정까지 위반하며 수년간 대형기획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한국관광공사가 비상임이사에 대한 부당 수당 지급 논란에 이어 특정 대기업 계열사에 광고 업무를 몰아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수년 간 대형기획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관광공사의 국내외 광고 및 홍보 마케팅 사업을 매년 대기업 계열의 대형 기획사인 제일기획과 HS애드 두 회사가 독점해왔다. 제일기획과 HS애드는 각각 삼성그룹과 LG그룹 계열사이다.

이 같은 일감 몰아주기 과정에서 관광공사는 매년 정부광고 대행 규정인 국무총리 훈령 '정부광고 시행에 관한 규정'까지 어긴 것으로 밝혀져 이들 간에 짬짜미 의혹까지 불거졌다.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공생관계가 아니라면 정부 규정까지 위반하며 사업을 진행하는 무리수를 두겠냐는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 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25일 한국관광공사에게 받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일기획과 HS애드 두 대형 기획사가 번갈아 진행해 온 광고 홍보비는 국내 122억원, 해외 1026억 원 등 모두 1148억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외 홍보비 총액 1646억원의 69.8%에 해당하는 액수다.

특히 해외 홍보는 일부 관광공사 자체 집행을 제외하고는 두 대행사에서 독점으로 대행해왔다. 제일기획과 HS애드를 제외한 일부 광고대행사를 통해 진행한 경우는 국내광고에 한해 8억원으로 0.4%에 불과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한국관광공사가 매년 정부광고 대행에 대한 규정을 위반해왔다는 사실이다.

국무총리훈령인 '정부광고 시행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광고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장하고, 규정에 따른 광고 업무를 문화부에서 지정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집행하는 광고 중 국내광고는 언론진흥재단을 통해, 해외광고는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2009년 개정 이전에는 언론진흥재단에서 국내외 광고 모두 대행)

그러나 관광공사에서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간 국내외 총 광고비 1646억 원 중 언론진흥재단을 통해서만 진행해야 하는 국내 광고에 총 229억원 중 99억원만을 집행했다. 또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를 통해서만 진행해야 하는 해외 광고비 1417억원은 전액 대행사와 관광공사에서 직접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한국관광공사 국내외 광고비 집행 현황(2008년~2013년, 단위: 억원, 자료=한국관광공사).
광고 총액 통계 중 2013년 부분은 기 집행 부분과 추후 올해 집행 예정 부분 포함 산출
ⓒ 데일리중앙
해마다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통큰(?) 배짱을 보여온 것이다.

관광공사는 또한 지난 2012년에 실시한 감사원의 기관 운영 감사에서 계약 관련 업무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지적받았다.

제일기획, HS애드와 매년 평균 200억원 안팎의 대규모 계약을 하면서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기준'에 따른 입찰가격 평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행사에서 대행수수료율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을 계약에 그대로 반영(2010년~2012년)하는 등 계약 과정에서도 문제를 보여 온 것이다.

자료를 분석한 도종환 의원은 "공공기관인 한국관광공사에서 매년 관련 규정을 위반해온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정부 광고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정작 산하 공공기관의 규정 위반 여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무부처의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광공사에서 진행하는 국내외 광고 대행 사업도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다른 중소기업들은 참여기회조차 얻기 힘든 것은 문제"라며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대기업 독점 구조를 바꿔가지 못한다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손톱 및 가시 빼기'라는 정책방향에 반하는 사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 의원은 한국관공공사와 특정 대기업 계열사와의 유착관계 등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강도 높게 따질 예정이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국회가 지적한 불합리한 업무 관행은 인정하면서도 해명하지는 않았다.

관광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도종환 의원의) 자료는 우리 공사에서 제출한 것이기 때문에 맞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에는 "국정감사장에서 질의가 들어오면 그 때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다면 국감장에서 한 번에 얻어터지고 말겠다는 것이다.

앞서 관광공사는 하는 일도 없는 비상임이사에게 수천만원의 각종 수당을 지급했다는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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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2013-09-25 18:26:59
관광공사가 이참이 사장하면서 좀 나아질녀나 했더니 그나물에 그 밥일세. 대기업과 한통속이라? 썩은내가 진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