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천호선 대표 '국민과의 대화' 출정식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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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천호선 대표 '국민과의 대화' 출정식 연설문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3.09.30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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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국정원 선거부정 규탄 및 복지공약 포기 규탄 전국 순회에 나선다.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30일 서울광장 임시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해 국민과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천호선 대표는 이날 '국민과의 대화' 출정식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권과의) 일대결전을 위해 전국에서 국민의 힘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노숙농성을 40일째 이어오고 있다.

다음은 천호선 대표의 '국민과의 대화' 출정식 연설문 전문.

오늘 제가 시청 앞 광장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한지 꼭 40일이 됩니다.

지난 8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원세훈·김용판의 증인선서거부로 무너져 내렸을 때, 저는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국회에서 불가능한 일이니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하고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국민의 뜻을 대신해서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그러나 가장 평화로운 방법으로 그 결단을 촉구해왔습니다,

우리는 대통령에게 일말의 도덕성을 기대했습니다. 본인이 알았건 몰랐건 또 원했건 원치 않았건 불법선거의 도움을 받은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도움 받은 바 없다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국민에게 큰 죄를 지었으면 과거 정권일이라도 대신해서 사과할 줄 아는 대통령 다운 태도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정권의 일이니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불법 · 탈법가리지 않고 공공연히 정치에 개입하는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정원 개혁에 앞장서 나서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박대통령에게도 괴물이 되어 달려들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정원장이 알아서 자체 개혁 할 것이라고 더 큰 신뢰를 보냈고, 지역감정과 공작정치를 조장했던 사람을 비서실장에 앉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지못해 삼자회담을 하자더니 동문서답에 안하무인의 답변만을 늘어놓았습니다. 기존의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고 국민에게 위로가 될 단 한마디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민은 지난 7개월간 대통령에게서 군림하는 여왕의 모습을 보았을 뿐입니다. 40년 전 박정희 대통령과 조금도 다른 점이 없는, 유신의 사고와 유신의 통치술을 발견하고 섬뜩함을 느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공연히 민주주의를 포기하고 그 본색을 드러내더니 바로 자신의 핵심 공약을 헌신짝처럼 내던졌습니다. ‘죄송한 마음이 든다’는 한마디로 자신의 최대복지공약인 기초연금을 포기했습니다. 24명의 죽음으로, 삶과 영혼이 모두 무너져 내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약속했던 국정조사는 지켜지지 않았으며, 중소상공인 영세자영자를 위해 약속했던 경제민주화 공약들은 철회되고 있습니다.

0세에서 5세까지 무상보육하겠다는 또 하나의 핵심 복지공약은 새누리당을 앞세워 입법을 가로 막아 왔습니다. 증세 없이 박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은 선거 때부터 지적되어 온 것이며, 복지전문가들이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는 것입니다. 이를 모르고 공약을 하고 정부를 운영해왔다면 무능한 대통령이요, 알면서 그랬다면 국민 사기극을 벌인 나쁜 대통령입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 혹시라도 하는 희망을 걸고 촉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민주주의의 후퇴가 곧 복지의 포기이고 민생의 방기라는 것을 국민께 바로 알리고, 국민의 요구와 분노를 결집하고,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가 그 민주적 정통성이 빈약한 정부라는 것, 이명박 정부 못지않은 부자를 위한 정부라는 것을 분명히 알려나갈 것입니다. 제가 앞으로 100일동안 전국 곳곳을 돌며 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앞으로 100일간 국민들께 듣고 설득하고 대화할 것입니다. 더불어 우리 당원들을 일일이 만나 그 열정을 이끌어 낼 것입니다. 다가올 싸움과 지방선거의 태세를 정비 할 것입니다. 우리 당원들이 씨앗이 되어 민주주의 꽃을 피워낼 준비를 할 것입니다. 국회에서는 민주주의와 복지의 포기를 막아내기 위해 어느 정당 보다 앞장서서 결연히 싸워 나갈 것입니다.

촛불시민들이 그리고 시민단체가 시국회의로 모여 국민의 뜻을 대변해왔습니다. 이제 정치권은 더 이상 책임을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눈치를 보며 개별적인 활동에 자족해서도 안됩니다. 야권의 정당, 정치세력 그리고 정치지도자 모두가 한데 모여 정치연대를 이루어 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제안하고 촉구합니다.

청와대는 과거의 통치 기술이 먹힌다고 착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약속파기와 민주주의와 복지의 포기는 민심의 대폭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이 광장이 되는 더 큰 촛불로, 투표장으로 향하는 분노의 민심으로, 박근혜 정부와 국민과의 대결전은 예고되어 있습니다.
 
우리 정의당은 일대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국에서 국민의 힘을 모을 것입니다. 우리 정의당은 정치권의 연대를 이끌어 내고 촛불의 맨 앞에 설 것입니다. 우리 정의당은 박대통령이 포기한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켜내고 박근혜 정권을 국민 앞에 무릎 꿇게 할 것입니다. 작지만 강한 야당, 가장 정의로운 정당, 정의당이 앞장서서 해내겠습니다.

2013년 9월 30일
정의당 대표 천호선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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