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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소득금액이 5000억원이 넘는 재벌대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기업이 국내투자보다는 해외투자에 몰두하면서 예견됐던 문제로 고용에 이어 세금까지 우리 기업들이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윈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국세청에게 제출받은 소득규모별 외국납부세액공제 현황에 따르면 2008년 9455억원이던 외국납부세액공제는 2012년에는 2조5304억원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1조5849억원, 168%나 급증했다. 전통적으로 가장 큰 규모를 보이든 임시투자세액공제(2조712억원)나 R&D세액공제(2조5257억원)를 제치고 법인세 감면 중 가장 큰 금액의 감면항목이 됐다.
소득규모별로 외국납부세액공제 현황을 보면 2012년 기준 5000억원 초과 대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가 1조7838억원으로 전체의 70%, 1000억~5000억원이 4562억원으로 18% 등 일부 대기업들이 공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는 5000억원 초과 대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이 5872억원으로 전체의 62%였던 것에 비하면 최근 대기업 집중 양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5년 간 외국납부세액공제 증가
액의 거의 대부분이 이들 소득 5000억원 초과 대기업에서 발생됐기 때문이다.
실제 5000억원 초과 대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 증가액은 1조1966억원으로 전체 증가액 중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증가율도 전체 증가율보다 높은 204%를 보이고 있다.
당연히 중소기업이 공제받는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은 얼마되지 않는 실정이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중소기업에 귀속된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은 전체 공제액의 5%정도였고, 나머지 95%는 대기업에게 돌아갔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대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해서 중소기업의 외국납부세액공제비중은 3%대로 낮아졌다.
외국납부세액공제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현지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현지에서 부담한 세금에 대해 우리나라 법인세와의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납부할 법인세
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따라서 외국납부세액공제가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외국에 납부하는 세금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2008년에는 우리 기업들은 법인세 납부액의 2.5% 정도만 외국에서 세금으로 부담한 반면 2012년에는 법인세 납부액의 6.3%를 외국에서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금액 5000억원 초과 대기업은 국내 법인세 납부액의 10.7%나 되는 세금을 해외에서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
으로 예상돼 대기업의 글로벌화가 자칫 세입기반의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고 이들 현지 법인이나 해외 영업소와의 거래가 빈번한 상황에서 이들 현지법인이나 해외영업소가 법인 세원 관리에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과세당국의 대처는 매우 미흡한 것이다.
박원석 의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에 상대적으로 집중함으로써 고용없는 성장에 이어 세금없는 호황에 이르기까지 우리 기업들이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세청은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해당 국가와의 세율차이를 악용한 탈세 유혹으로 이어지지 않
도록 해외현지법인이나 해외영업소와의 거래내역에 대해 보다 철저히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