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MBC '기분좋은날' 노무현 대통령 비하 심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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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MBC '기분좋은날' 노무현 대통령 비하 심의 요청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3.12.19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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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방통위원장, 책임있는 조치 약속... MBC 제작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 MBC <기분좋은날>이 지난 18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시청자들이 거세고 반발하는가 하면 민주당 최민희 국회의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기분좋은날>은 시청자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려 시청자들과 노무현 대통령 유족에게 사죄했다.
ⓒ 데일리중앙
MBC <기분좋은날>의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방송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미방위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MBC <기분좋은날> 방송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책임있는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MBC <기분좋은날> 제작진은 공식 사과했다.

해당 방송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사이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된 사진을 전파로 내보냈다고 한다.

최 의원에 따르면,<기분좋은날>은 지난 18일 '원일불명! 발병순간 생명을 위협하는 생활 속 희귀암!' 특집방송 중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유명 서양화가 밥 로스의 모습에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을 내보냈다.

문제의 사진은 일베 회원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고 희화화하기 위해 합성한 사진이다.

최민희 의원은 19일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사진을 방송에 내보낸 것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 이념을 떠나 국가를 모독하고 국격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객관성(제14조), 명예훼손 금지(제20조), 품위유지(제27조)와 더불어 '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제5조 위반으로 방심위에 심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MBC는 지난해 <뉴스데스크>에서 김근태 새누리당 전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2011년 말 별세한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사진을 내보내 방심위의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또 올해에는 비리사건 보도의 피의자 실루엣 이미지로 지난 대선에서 범야권 후보로 출마했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사진을 이용했다. 성기를 뜻하는 은어가 포함된 일베 화면을 여과없이 내보내 방심위 제재조치를 받기도 있다.

최 의원은 "화면 이미지와 관련한 방송사고가 MBC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에 대해 밤심위의 엄중한 조치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러 방송사에서 '일베 출처 합성사진' 사용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러한 사고가 단순한 실수로 인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외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SBS <8시뉴스>에서 발생한 노무현 대통령 비하 사진 방송사고 전에는 일베 게시판에서 회원들이 방송사고를 가장해 합성사진을 내보낼 것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방송사고 직후 이와 관련한 SBS 사내게시판 공지글이 일베에 그대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번 MBC <기분좋은날> 방송사고의 경우도 밥 로스가 국내에 유명한 화가이며, 그의 사망 사유를 전하면서도 얼굴을 몰랐다는 점, 문제 사진의 크기가 크다는 점 등 실수로만 보기에는 미심쩍은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다.

최민희 의원은 "특히 이 방송의 책임자가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과정에서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내부 구
성원들을 탄압한 인물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운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MBC와 방심위는 이번 방송사고의 고의성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경위를 엄격히 조사해야 할 것이며 관계자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민희 의원은 이와 관련 질의를 했고,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은 "책임있는 조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기분좋은날> 방송이 나간 뒤 해당 시청자게시판에는 제작진을 성토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파장이 확대되자 <기분좋은날> 제작진은 방송 당일 "제작진의 실수로 밥 로스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된 사진이 방송되는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시판에 올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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