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외교통상부가 2007년에 세계 최초로 도입해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영사콜센터의 평균대기시간이 9분이나 돼 '신속한 대응'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교민이나 유학생, 여행객 등이 사건 사고를 당해 영사콜센터에 전화를 할 경우 담당자가 최장 32분까지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위급한 상황에서 조난자가 도움을 청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올해 들어서면서 대기시간이 짧아져 평균 대기시간이 9분이지, 지난해에는 통화대기 시간이 평균 15분을 넘었다.
이러한 사실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21일 외교통상부로부터 입수한 국정감사자료에 의해 밝혀졌다.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위급한 사건 사고를 당한 재외국민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 할 경우 실제로 도움을 받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재외국민에 대한 위기관리시스템의 재점검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외공관과의 화상회의시스템이 구축된 나라는 미국, 중국, EU, 제네바, 케냐, 필리핀, 아프간, 과테말라 등 모두 8개국에 불과하다. 우리 교민이 가장 빈번하게 피랍되고 정정이 불안한 나이지리아나 소말리아 등에는 화상회의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인 교민 보호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선영 의원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재외국민 보호의무를 실효화하기 위해서는 재외국민에 대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정부는 당장 시스템을 재점검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