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게 무슨 나라냐"... 세월호·문창극인사 참사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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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게 무슨 나라냐"... 세월호·문창극인사 참사 질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6.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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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분야 대정부질문 이어져... 이재오 "대통령이 잘못하면 돗자리깔고 간언하라"

▲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새정치연합 원혜영 의원은 이날 정홍원 총리를 상대로 질의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게 나라냐"고 호통쳤다.
ⓒ 데일리중앙
여야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의 부실 대응과 문창극 총리 후보 지명 논란을 둘러싸고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너도나도 정부의 무능을 지적하며 대통령의 국정수행 태도를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원혜영 국회의원은 400년 전 율곡 이이가 임진왜란을 앞두고 임금에게 올린 상소를 소개하며 "이게 무슨 나라냐"고 호통쳤다.

원혜영 "이게 무슨 나라냐" 호통

새누리당 이재오 국회의원도 "살릴 수 있는 국민을 한 사람도 살리지 못한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내각 수반이 책임져야 한다"고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원혜영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앞에 불러놓고 "세월호 참사는 한 마디로 '국가의 배신'이었다"고 훈계했다.
 
원 의원은 "대참사를 야기한 비극적 진실들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아도 걷잡을 수 없이 끓어오르는 국민의 분노와 절망은 국가에 대한 당연한 기대가 온전히 무너져 내렸다"며 "이 거대한 배신을 응징하는 길은 대한민국의 토양 전체를 깊게 갈아엎어 새로이 일구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성을 수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본령"이라며 "이러한 국가의 본령은 대통령과 정부가 목숨처럼 지켜야 하는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뚤어진 탐욕의 사회를 올바르고 반듯한 대한민국으로 다시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공공성의 수호로 승화시켜 자본의 이익보다 사람의 가치, 생명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황교안 장관, 세월호 참사 희생자수 잘못 말했다고 봉변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수를 잘못 말했다가 의원들의 야유와 항의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

황 장관은 이재오 의원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몇 명이냐고 묻자 "302명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장관, 뭘 알고 말해"라고 질책하는 고함이 들렸다.

이에 원혜영 의원이 황 장관에게 다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수가 몇 명이냐고 하자 장관은 "304명으로 알고 있다. 아까는 제가 잘못 말했다"며 사과했다.

원 의원은 "이게 바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태도"라며 강하게 지적했다.

이재오 의원은 황교안 장관을 상대로 "살릴 수도 있었던 국민을 정부의 무능으로 단 한 사람도 살리지 못했다"며 "따라서 지휘 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세월호 선장이나 선원과 똑같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추궁했다.

이재오 "지휘라인 있는 사람에게 책임물어야" 대통령 겨냥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내각 수반인 동시에 국가원수라는 지위를 갖고 있어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합법적인 방법은 탄핵밖에 없기 때문.

답변에 나선 황교안 장관은 "세월호 참사는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정부는 현재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국가개조 이름으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해경 해체, 소방방재청 축소 등을 언급하며 "잘못이 있으면 잘못에 대해서 처벌하면 되는 것인지 잘못했다고 다 없애겠다면 60일째 유병언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왜 그냥 놔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정부조직 개편을 두고 국가개조라고 국민을 혼동시키지 말라"면서 "국가개조를 제대로 하려면 헌법을 고치고 대통령과 내각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개헌을 주장했다.  

이어 "지금 국무위원들은 고려시대 조선시대 관리만도 못하다"며 "대통령이 잘못하면 고려 조선시대 관리들처럼 돗자리를 깔고 간언을 하라"고 충고했다.

"대통령이 잘못하면 돗자리 깔고간언해야지 조선시대 관리만도 못해"

▲ 이재오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18일 오전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총리 후보 지명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개헌 필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 데일리중앙
황 장관은 답변을 통해 "국가개조에 가까운 개혁을 대통령이 내각에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총리 인사 파동과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법절차에 따라 해야 한다"고 짧게 말했다.

원혜영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문창극 후보자의 친일 반민족 발언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원 의원은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게 우리민족의 DNA'라는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총리가 아니라 일본 총독 후보자를 지명한 것 같은 착각이 들던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정홍원 총리 "총리 후보자 발언에 논란을 하는 건 부적절"

정홍원 총리는 "현직 총리가 총리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해갔다.

그러자 원 의원은 "정부여당은 이 보도가 왜곡됐고, 동영상 전체를 보면 오해가 풀린다고 말하고 있다. 문창극 후보자 동영상을 보니 언론 보도에 왜곡이 있었고, 오해가 풀리던가"라고 질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정 총리는 "(문 후보자 발언이) 개인적으로 이스라엘 수난사에 빗대 얘기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스라엘에 수난이 있은 다음에 축복이 있다는 걸 말하기 위해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이 다시 "총리는 영상 다 보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말이냐"고 추궁하자 정 총리는 "(발언중) 일부는 잘못된 것 같더라. 청문회를 통해 발언의 진의가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다시 원혜영 의원은 "하나님까지 동원해 일본제국주의 논리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희생된 선열들이 지하에서 통곡하시지 않겠냐,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망언이 보도된 이후 일본 누리꾼들은 '보기 드문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니 얼굴이 화끈거려 말하기도 부끄럽다"고 총리를 쏘아붙였다.

'동영상 본 소감이 어떻냐?' 정 총리 "일부 발언은 잘못된 것 같다"

공세가 계속되자 정 총리는 "총리 후보자의 논란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현직 총리로서 옳지 않다는 생각"이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날 오전 대정부 질문에서는 또 관피아 법피아 등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관료 마피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오후 대정부 질문은 오후 2시 속개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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