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마피아, 삼성·엘지와 짜고 폐가전 재활용사업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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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마피아, 삼성·엘지와 짜고 폐가전 재활용사업 독식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6.19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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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환경협회 지정 8개업체, 재활용 74% 처리... 김경협 의원, 담합행위 공정위 고발

▲ 주요 가전제품 재활용 사업에서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와 8개 대형 재활용업체, 환경부가 오랜 먹이사슬 구조를 통해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김경협 의원실)
ⓒ 데일리중앙
주요 가전제품 재활용 사업에서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와 8개 대형 재활용업체, 환경부가 오랜 먹이사슬 구조를 통해 사업을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도 관피아(환경 마피아)의 문제점이 여실히 확인된 것.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국회의원(부천 원미갑)은 19일 "주요 가전제품 재활용 수거량 12만7000톤 중 특정 8개 업체가 74%인 9만4000톤을 독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는 협회와 8개 재활용업체가 투자관계로 얽혀있고 협회가 임의적인 재활용사업 운영지침을 통해 담합하고 있음에도 환경부가 관리감독을 방기하고 오히려 뒤에서 봐주는 관피아의 전형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 투자한 업체만 A군 지정·임의적 사업지침으로 카르텔 형성

협회는 삼성·LG 등 제조․판매사로부터 가전제품 가격에 포함된 재활용 분담금(2013년 53억원)을 납부받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활용업체의 처리 실적에 따라 처리비용을 교부하는 공제조합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협회가 주도하는 폐가전 재활용 사업 카르텔은 ▷특정 재활용업체에 대한 협회 자금 투자 ▷경영 참가 ▷운영기준을 통한 거래업체 조정(시장 담합)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구축됐다.

실제로 협회는 재활용 분담금 등으로 직접 2개소의 재활용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나래RC 등 4곳의 재활용업체에 지난 4년 간 53억4000만원 지분 참여(20억2000만원) 및 운영자금 투자(33억2000만원) 형태로 지원해 투자관계로 얽혀 있다.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구매하면서 부담한 재활용분담금이 협회를 통해 자신 및 특정 재활용업체의 몸집키우기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환경부는 2010년과 2013년에 나래RC 및 자회사에 59억원을 재활용산업육성자금으로 융자지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협회는 6곳의 재활용업체(협회 직속 2곳, 협회 투자업체 4곳)에 협회 직원 2명을 이사와 감사로 파견, 해당업체의 경영에 적극 관여해 왔다. 협회가 6곳의 재활용업체의 경영상황을 협회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율했다는 게 김 의원실 설명이다.

운영기준을 통한 시장담합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가 특정 8개 업체에 전체 가전제품 재활용 처리물량의 74%를 몰아주는 방식은 법률 외에 별도로 협회내 '재활용사업 운영기준'을 작성·관리하면서 가능했다.

협회는 이 '운영기준'을 통해 40여 개 협회 소속 재활용업체를 임의대로 A,B,C군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A군에 속한 8개업체에 대해서만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산자(삼성,LG 등)와 판매자(백화점,가전할인점 등)가 수거한 폐가전을 재활용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협회 및 주요 8개 재활용업체의 이러한 행위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공동부당행위(담합)에 해당된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전제품에 포함된 재활용 분담금을 협회가 자신 및 자신과 연관있는 업체들에게 인심쓰듯 마음대로 나눠 준 것이다.

환경부 현직 과장은 편법 협회 이사 취임, 퇴직 직원은 고위직 취업

폐가전 재활용사업이 조합과 특정 8개 재활용업체만 독식하는 공룡화 현상에 대해 책임부서인 환경부는 수수방관을 넘어 '뒤를 봐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 새정치연합 김경협 국회의원은 특정업체가 폐가전 재활용사업을 독식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깊숙히 똬리를 틀고 있는 관피아 척결을 역설했다.
ⓒ 데일리중앙
김경협 의원은 "폐가전 재활용 사업을 관리감독해야 할 환경부의 전현직 관계자들이 탈법적으로 개입돼 있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의 담당과장은 환경부 장관의 허가없이 임의적으로 협회의 이사로 취임했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64조 및 공무원복무규정 제26조 위반.

이 담당과장은 이 밖에도 장관 승인없이 환경부의 또 다른 산하조직에 이사로 취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직 고위 공무원이 이중취업을 통해 '꿩 먹고 알 먹고'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환경부 과장급 인사가 퇴직 후 협회 대외협력실장으로 취업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전현직 환경부 공무원들이 '앞에서 당겨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환경부 관피아(환피아) 사슬에 얽혀 있다는 게 김 의원실의 분석이다.

김 의원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확인된 관피아가 환경부과 산하 협회에도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수부 관피아는 300여명의 소중한 국민 생명을 앗아갔지만 환경부 관피아는 카르텔과 사업담합으로 이 순간에도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며 환경부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관피아 척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자산업환경협회(삼성전자,LG 포함)의 담합행위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자산업환경협회와 그 외에 환경부 산하 재활용 관련 협회 등의 환피아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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