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3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제1차 수도권 규제철폐 반대·지역균형발전실행을 위한 국민대회'에는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 국회의원들이 총출동했다. 비수도권 지자체 관계자들과 '지방분권과지역균형발전을위한전국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도 대거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수도권 규제 완화 방침은 국론을 분열시키고, 지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대립시키고, 국민을 편가르기 하는 나라를 말아먹을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규제 철폐 기도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며 총공세를 펼쳤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우리가 똘똘 뭉쳐 통합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희망의 나라로 만들어 가야 할 이 시점에 이명박 정권은 작은 땅덩어리를 수도권과 지역으로 갈라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있다"며 "국민들로부터 희망을 빼앗아 가려고 하는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선택은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가중시켜 과밀화로 죽게 만들고, 지방은 모처럼 희망을 가지고 국가 전체를 골고루 쓸 수 있는 국토균형발전을 사멸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심 대표는 "국민이 하나가 되고 국론이 분열되지 않고 모두 함께 힘을 모을 때만이 위기에 빠진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며 "수도권이 비대화로 죽고 지방이 공동화로 죽는 공멸의 길을 우리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조진형 지방분권과지역균형발전을위한전국회의 공동의장은 "이 정부가 일본의 고이즈미 전 수상이 했던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며 "고이즈미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한 뒤 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더 많이 생겨 정계를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명박 대통령을 고이즈미 전 총리에 빗대 비판했다.
또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국가를 재앙으로 빠뜨릴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수도권은 더욱 더 과밀화돼서 마치 인간으로 치면 머리는 점점 더 커지고 몸집은 말라 비틀어지는 기형적인 상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는 머리와 몸집이 건강한 균형잡힌 대한민국을 원한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연설 무대에 오르자 상기된 표정으로 "우리는 지방의 생존권을 지키고 고향을 살려달라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외쳤다.
박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속이면서 국가 불균형 전략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기도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제안한다"며 "단일한 대오로 흔들림 없이 국토균형발전의 당위성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정부가 그들의 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단호히 맞서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