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퇴직자 47명중 31명, 주거래은행 재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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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퇴직자 47명중 31명, 주거래은행 재취업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9.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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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의원, '산피아' 척결해야... 산업은행 "전문성 갖춰 낙하산 아니다"

▲ 2011~2014년 산업은행 퇴직자 고위직 재취업 현황(명). 그래픽 디자인=민병두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산업은행의 퇴직자 중 3분의 2가 주거래 기업(주거개 은행)의 고위직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피아'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이 최근 한국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4년 7월까지 산업은행 출신으로 재취업한 퇴직자 47명 중 31명(66%)이 주거래 기업으로 취직했다.

이러한 산업은행 퇴직자들의 주거래 은행 재취업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어 관피아 척결이라는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취업한 산업은행 퇴직자들은 모두 해당 기업의 고위직으로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31명 중 대표이사(CEO) 4명, 재무담당 이사(CFO) 5명이 취업했다. 감사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부사장 3명, 사장⋅고문⋅이사⋅상무 등의 직위로 6명이 재취업했다.

재취업 사유를 살펴보면 20명이 'PF사업 운영투명성 확보'를 꼽았고, 이밖에 '구조조정업체 경영관리⋅가치제고'(2명), '투자회사의 경영 효율⋅투명성 확보 등'(3명)의 사유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추천요청' 사유는 31건 중 3건에 불과해 해당 주거래 기업의 요청으로 재취업한 인사는 소수임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28명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다.

▲ 민병두 국회의원은 3일 관피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관피아를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데일리중앙
산업은행 출신 인사의 낙하산 관행은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동양 사태'를 비롯해 지속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산업은행의 전 총재 및 임원들 중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주거래 기업인 동양그룹의 계열사에 부회장, 고문, 감사, 사외이사 등 고위직으로 취업·겸임한 인사가 13명에 이르고 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민병두 의원은 "산업은행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것은 채권 은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거래 기업에게까지 낙하산 인사가 행해지고 있는 점은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어 "낙하산 인사 관행을 막기 위해서는 재취업자에 대한 면밀한 취업심사와 함께 취업이력 공시제도를 도입해 잘못된 인사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산업은행은 쪽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취업 인사 대부분이 PF 관련 사업장에 필요에 의해 나갔다며 특히 '낙하산'이라는 지적에 억울해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3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낙하산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말하는데 산업은행 재취업자의 경우 30년 넘게 내부에서 여신경력 등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적합한 사람을 (주거래 기업으로) 내보낸다"며 "기본적으로 필요성이 있고 이들은 기업과 산업은행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퇴직 재취업 인사들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1년 2014년 7월까지 산업은행에서 퇴직한 사람은 모두 389명이고 이 가운데 47명이 재취업, 그 가운데 31명은 주거래은행에 취직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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