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알뜰주유소 비상식 입찰... 정유사와 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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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알뜰주유소 비상식 입찰... 정유사와 유착?
  • 주영은 기자
  • 승인 2014.09.30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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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입찰가 대비 최종가격 26% 인상... 부좌현 의원, 입찰제도 개선 촉구

▲ 알뜰주유소 공급권자 선정 입찰내역. (자료=석유공사)
ⓒ 데일리중앙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 석유 공급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정유사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새정치연합 부좌현 의원이 30일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6월 20일 알뜰주유소 석유공급 관련 '석유류 공동구매 입찰'을 실시한 뒤 정유업계가 제시한 최초 제안가격을 재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입찰에서는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현대오일뱅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SK에너지가 차순위 업체로 선정됐다.

입찰공고에 따르면 '최고순위 업체는 2개 권역 중 1개 권역만을 우선 선택해 협상절차를 이행하며, 차순위 업체는 나머지 권역에 대한 협상 절차를 이행한다'고 돼 있다.

입찰 당시 현대오일뱅크가 제안한 금액은 최종가격보다 리터당 2.5원 낮았고, SK 제안 금액은 최종가격보다 0.97원 높았다. 하지만 입찰 이후 석유공사와 정유사들 간의 재협상 과정에서 동일한 금액으로 조정됐다.

결국 현대오일뱅크의 최종가격은 리터당 26% 인상됐고, SK에너지는 7% 인하된 것이다.

이렇게 입찰권역을 2개로 나누는 이유에 대해 석유공사는 "정유사의 정유공장이 위치한 지역을 분할해 입찰함으로써 물류비 인하를 통한 입찰단가 인하를 유도할 목적"이라고 의원실에 답했다.

이에 대해 부좌현 의원은 "입찰 후 2개 권역의 가격을 동일하게 재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입찰을 무의미하게 한 것으로 석유공사의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만일 석유공사의 주장대로 입찰단가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1개 정유사가 1개 권역씩 선택하기로 했다면 정유사별 당초 입찰가격대로 권역별로 차등 운영했어야 한다는 것.

제안가격을 권역별로 따로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석유공사는 '동일물량을 동일조건으로 구매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 새정치연합 부좌현 국회의원은 30일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비상식 입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이미 치러졌진 지난 2012년 입찰에서는 권역별로 분리 입찰을 실시해 최저가로 입찰한 2개 정유사가 각각 권역별로 차등 운영했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이 도입된 것이다.

입찰 방식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석유공사는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좌현 의원은 전했다.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정책은 석유유통시장의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유가 안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시행됐다. 즉 정유사들의 과점에 의한 왜곡된 시장질서 형성을 시정하고자 알뜰주유소 사업이 추진된 것이다.

정유사들의 입찰가는 낮을수록 일반 소비자에게 유리하고 정유사 간의 경쟁촉진 효과도 있게 된다. 더욱이 이번 입찰은 지난해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공급을 하는 정유사보다 석유공사의 협상력이 우위에 있었다.

부좌현 의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 재조정과 이를 수용한 석유공사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알뜰주유소의 운영취지에도 반하는 것으로 현행 입찰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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