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비정규직 파업에 '일감 뺏기'로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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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비정규직 파업에 '일감 뺏기'로 보복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10.23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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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기사들, 생존권 보장 요구... 새정치연합, 사태 해결 촉구

"LG유플러스는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마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LG유플러스는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마라."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경고 파업에 대해 LG유플러스 쪽이 '일감 빼앗기'로 보복하고 나서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지부는 23일 국회에서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LG유플러스가 노동자들을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문제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LG유플러스 마크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일하지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기사들이다. 상시적 고용불안, 장시간 노동, 저임금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 간 경고파업을 진행하고 이후 업무에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가상센터(직영센터)를 만들고 일당기사를 대대적으로 모집했다고 한다. LG유플러스의 가상센터와 일당기사는 파업 전에는 각 서비스센터 조합원들의 일감 뺏기로 활용됐고, 파업 이후에는 대체인력으로 활용됐다.

고정급 없이 설치 건당 수수료를 임금으로 받는 서비스센터 개통기사 조합원들의 경우 하루 평균 8~9건의 업무 할당에서 현재는 하루 1~2건으로 줄었다.

LG유플러스가 일감을 빼앗는 수법으로 보복에 나선 것이다. 개통기사들에게 일감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노동자들은 하소연했다.

한 예로 5인 가족의 가장인 개통기사 조합원이 지난달 85만9000원을 월급으로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년 5인 가족 최저생계비가 193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최저생계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주말에 가족과 함께 쉬고 싶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싶다'는 너무나도 소박한 요구에서 시작됐다"며 "이에 대해 LG유플러스와 협력업체는 일감 뺏기, 노조탄압으로 맞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번 삼성전자서비스가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자행했던 일감뺏기와 노조탄압과정이 어떤 사태를 초래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는 "LG유플러스는 신종 대체인력 투입을 위한 20여개 가상센터(직영센터)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LG유플러스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유은혜·은수미·김기식 의원 등이 함께했다.

LG유플러스 쪽은 '신종 대체인력 투입'과 일감 빼앗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으나 <데일리중앙>과의 통화를 거부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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