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직원, 고객이 맡긴돈 509억원 빼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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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직원, 고객이 맡긴돈 509억원 빼돌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10.27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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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3700만원만 회수... 외환은행, 주인없는 돈 회수해서 뭐해?

▲ 외환은행 직원 7명이 최근 4년 간 고객이 맡긴 돈 509억원을 빼돌려 유용한 것으르 드러났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직원이 유용한 돈을 회수하기보다는 사건을 덮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데일리중앙
최근 4년 간 시중은행 직원들이 고객이 맡긴 돈을 횡령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빼돌려 유용한 금액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렇게 횡령하거나 유용한 금액의 회수율은 고작 25%에 그치고 있어 강력한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정무위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이 2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시중은행 17곳에서 은행직원 173명이 횡령하거나 유용한 돈이 105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788억원은 아직 회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의 돈을 가장 많이 빼돌린 은행은 외환은행으로 509억원을 횡령·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규모는 시중은행 총 횡령·유용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0년 2명의 직원이 502억9300만원 △2011년 1명이 5억1600만원 △2012년 2명이 8500만원 △2013년 2명이 1100만원의 돈을 횡령 또는 유옹했다. 해마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관련 직원 7명은 모두 면직 처리됐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유용·횡령 금액을 회수하는데는 거의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주인 없돈으로 여기다보니 반드시 회수해야 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이다.

▲ 최근 4년(2010~2014.8) 간 시중은행 직원들의 횡령 및 유용 현황(단위: 명, 백만원).
ⓒ 데일리중앙
외환은행은 2014년 8월 현재 총 횡령·유용금액 509억500만원 가운데 2억3700만원만 회수했다. 회수율 0.46%다.

다음으로 횡령·유용금액이 많은 은행은 농협은행으로 42명이 159억3700만원을 횡령·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협은 정직 1명을 제외하곤 41명을 징계해직하고 검찰 고발 및 사고자 변상처리 등의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이 때문에 회수율도 57.8%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적법 절차를 통해 재산 가압류, 고발 등 채권보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횡령·유용금액 회수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우리은행 115억5800만원(회수 21억2100만원) ▷국민은행 112억9400만원(회수 48억800만원) 등의 횡령·유용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후 약방문이 아닌 이러한 일이 발생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직원 윤리를 강조한다든지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다시는 이런 일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많은 금액을 횡령·유용한 외환은행 관계자는 "이미 다 끝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미 지난 일을 지금와서 캐서 뭐하겠다는 거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뒤 전화를 끊었다.

▲ 국회 정무위 새누리당 유의동 의원은 27일 정무위 종합국감에서 시중은행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데일리중앙
유의동 의원은 "전세계 주요국들이 금융위기 이후 환골탈태 수준의 금융개혁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국내 금융권은 수많은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금융기관이 고객의 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기반이 되는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금융당국과 은행 내부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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