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서울대 민교협, 청와대 인적쇄신·전면개각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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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서울대 민교협, 청와대 인적쇄신·전면개각 촉구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1.2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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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성명 발표, 박근혜 대통령과·정부 향해 경종 울려... 지식인으로서의 역할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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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 쇄신을 촉구하는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가 22일 "청와대와 정부의 전면적인 쇄신만이 국가를 정상화하는 길"이라며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전면개각을 촉구하고 나섰다.
ⓒ 데일리중앙
국정 쇄신을 촉구하는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가 청와대 인적 쇄신과 전면 개각을 요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했다.

22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최영찬(농생대 농경제사회학과) 의장을 비롯한 서울대 민교협 교수 7명이 모여 국가 정상화를 위한 시국 성명을 발표했다.

민교협은 먼저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현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박근혜 정부를 성토했다.

지난 1960년과 비교해 빠른 성장세로 '다이내믹 코리아'를 이뤘음에도 사회적 불평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가족동반자살, 의정부화재참사, 어린이집 아동학대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부작용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판결, 취업학원으로 전락한 대학, 영리기업으로 위축된 언론 등 공공의 비판적 기능이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정부가 방향성을 잃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영찬 교수는 "사회·경제적 문제들, 국민 안전문제에 무능한 한 해를 보낸 정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작년 연말부터 시국선언을 준비해 왔다"고 성명 발표 취지를 밝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의 일에 대한 반성은 커녕 보좌진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언급해 성명서를 다시 수정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번 성명 발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경고이자 청와대 인적쇄신을 단행하라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집권여당까지 끌어들인 청와대 운영 행태로는 나라가 거덜날 수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서울대 민교협은 ▲청와대 인적쇄신 및 전면개각 ▲대화와 타협, 상생의 정치 위한 조치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 남북관계 개선 위한 대선공약 실행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는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어떻게 국가가 세워졌는지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위한 지식인의 역할을 생각할 때 지금 이 시점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지식인 집단의 성찰적 능력을 다시 끄집어내 공동체가 미처 예상하거나 대비하지 못한 일에 대해 과감히 경고장을 날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민주화를 염원하는데에 전국민적인 움직임이 있었던 것처럼 소수의 외침에 그쳐서는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다.

서울대 민교협 총무를 맡고 있는 박배균 교수는 향후 일정 등을 묻는 질문에 "전국 민교협도 문제의식은 다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서울대 민교협에서 움직인다면 다른 (대학) 교수님들도 따라올 것으로 본다"며 파장을 예상했다.

최영찬 교수는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복지확대 선거공약에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당시 주변에 있던 인적 자원들이 선거 이후 자취를 감췄다"며 "(지금) 대통령 주변엔 '예스'만 하고 권력다툼을 일삼는 인물들이 포진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 교수는 "대통령에게 퇴진하라고 할 수 없으니 청와대 인적쇄신, 전면개각 정도는 해야 하지 않냐고 본다"며 요구사항 관철을 거세게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박 정부의 사안들을 계속 지켜보며 앞으로 대처해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며 본격적인 대정부 활동 등 후속 대책을 고민하고 있음을 예고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서울대 민교협 의장인 최영찬 교수를 비롯해 총무인 박배균 교수(사범대 지리교육과)와 최무영(자연대 물리천문학부)·유용태(사범대 역사교육과)·조흥식(사회대 사회복지학과)·우희종(수의대수의학과)·이준호(자연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참여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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