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273] 산꼬라데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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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273] 산꼬라데이길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4.0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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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전에 소개한 모운동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산꼬라데이는 산골짜기를 일컫는 강원도 사투리, 구비구비 골짜기로 이어졌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구비도 많고 굴곡도 많습니다. 90도도 모자라 180도로 꺽인 길도 있고, 지나온 길이 보일만큼 층을 이룬 곳도 많습니다. 전에 소개한 것처럼 사연도 많고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고 조금 위험하긴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고 정감도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간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차를 몰아 이 길을 오르곤 합니다.

인생길 또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고속도로처럼 평탄하기만 한 일직선 인생은 사는 재미가 없습니다.

빠르기만 할 뿐 지리하고 졸립니다. 구비도 있고 굴곡도 있고 오르막/내리막도 있어야 삶이 역동적이고 재미가 있습니다. 슬픔을 알아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의 인생길 또한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조금 느리고 힘이 들고 돌아가더라도 바람도 쐬고 경치도 보고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저 산꼬라데이 같은 길 말입니다.

중간에 막히거나 끊기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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