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편지 281] 어수리 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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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산 편지 281] 어수리 장아찌
  • 한상도 기자
  • 승인 2015.04.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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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도(농부 작가)

▲ ⓒ 데일리중앙
그렇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임금님께 드리는 나물, 어수리입니다.

귀양온 단종임금께 영월 백성들이 드리던 나물, 그 이름과 유래에 끌려 제가 주작목으로 선택한 나물, 슬로시티 김삿갓의 새로운 슬로푸드로 개발중인 나물...

님 만큼이나 저와 불가분의 인연을 맺은 어수리. 그 어수리를 24일부터 열리는 단종제 때 소개하고자 김삿갓 장금이들과 함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 첫번째 준비로 어제 오후 장아찌를 담궜습니다. 장아찌는 열흘쯤 숙성이 돼야 맛이 들기 때문에 이제 막 수확을 시작한 맏물을 뜯어다 담궜습니다.

"내가 나물 매니아로 웬만한 장아찌 다 먹어봤지만, 이렇게 맛있는 장아찌는 못 먹어 봤네." 지난해 저희 집에서 시식을 한 고교 동창이 탄성을 하며 내지른 한마디입니다.

저 또한 흔쾌히 동의하게 만드는 어수리찌입니다.

어디 장아찌 뿐이겠습니까? 생채, 나물, 나물밥, 김치, 전, 분식, 찐빵, 막걸리... 어떤 레시피로 만들어도 맛과 향이 뛰어난데다 당뇨 비만에 좋다고 동의보감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만하면 영월로, 김삿갓으로 달려오실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겠습니까?

여인의 향기를 닮은 어수리 향의 유혹, 장담컨대 님께서도 견디지 못할 것입니다. 저 또한 한 순간에 훅하고 넘어갔으니까요.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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