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도(농부 작가)
상례라 해서 망자에 대해 예의를 갖추는 것은 그 길을 배웅하고 축원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억울하게 죽거나 상례를 치르지 못하면 영혼은 돌아가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맵니다. 한이 맺힌 원혼이 되어 떠돌다가 때로는 귀신으로, 또 때로는 저주로 나타납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삼촌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머나먼 영월땅으로 쫒겨와 사약을 먹고 죽은 단종. 거기에 세조의 지시로 상례조차 치르지 못했으니 그 혼백이 얼마나 억울하고 한이 맺혔겠습니까?
어제 이곳 영월에서는 단종의 국상을 치렀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유일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한 임금, 단종대왕의 그 피맺힌 원혼을 달래기 위해 6년 전, 550년 만에 영월군민들이 치루어 드렸습니다.
그것이 하나의 문화제로 자리를 잡아 이제는 단종제의 하이라이트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550년 만에 상례를 치뤄준 영월군민들에 대한 단종대왕의 보답일까요? 언제부턴가 장릉(단종릉)에 와서 참배를 하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생겼습니다. 단종대왕의 혼백이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곳에 있으니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저도 조만간 참배를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밑져야 본전인데 님께서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한상도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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