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참패의 책임과 사퇴를 요구하는 당 내 목소리가 깊어지자 문 대표가 해법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승용·정청래 최고위원 간의 막말 논란이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키워 특단의 조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 전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갈 사퇴' 말싸움이 있기 전인 7일 문 대표가 자신을 찾아와 향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김 전 대표는 문 대표에게 "상황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며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주자는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승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선거 이후 벌써 일주일이 지체된 시점에서 당 내 갈등과 분열을 잠재우기 위해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도 충고했다.
김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오로지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면서 끝까지 가볼 것인지 아니면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결단'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한 '필요한 결단'이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김 전 대표 측은 단지 "새로운 결단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며 일축했다.
저녁식사를 가진 바로 다음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사퇴'발언에 진짜 사퇴를 선언하고 돌연 퇴장했다.
문 대표는 곧바로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을 사과하고 더욱 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공갈 발언에 대해 사과만 있으면 상황이 수습될 것처럼 말하는 건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일"이라며 지적했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 대표는 최고위원직은 권리가 아닌 '의무'임을 언급하며 주 최고위원의 당무 복귀를 요구했다.
김 전 대표는 "선거참패 이후 사퇴만이 책임지는 모습은 아니지만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며 선출직의 의무만 강조하는 건 보기에 참 민망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총선과 대선 승리의 길을 찾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아무리 어려워도 부단히 그 길을 찾기 위해 몸바쳐 애쓸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