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 추도사 논란... 여 "정치적 조롱"-야"고인 매도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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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 추도사 논란... 여 "정치적 조롱"-야"고인 매도 먼저"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5.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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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국민·사회적 갈등 우려... '국민통합' 강조한 노무현 정신 민망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아들 노건호씨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난하는 추도사를 낭독해 경건해야 할 추도식이 여야의 정쟁으로 번졌다. (사진=방송화면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허윤하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의 추도사가 연일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여야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치뤄진 노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에서 아들 노건호씨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해 논란이 됐다.

경건한 추도식에서 정치적으로 예민한 발언을 서슴치 않은 것에 대해 비난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집권여당의 반성없는 태도 또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새누리당 박민식 국회의원은 26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친노 인사들이 (이번 논란을) '정치적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 '확대해석 하지 말라'고 하는데 (노건호씨가) 정치적으로 거의 조롱에 가까운 막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도식이라는 엄숙한 자리를 증오와 갈등을 부채질하는 장소로 전락시킨 사람이 누군지 국민들이 잘 아실 것"이라며 "정치적인 문제로 촉발시켜 놓고 지금 와서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으름장을 놓았다.

일각에선 과연 노 씨의 발언이 유족의 입장에서 개인적인 의견인 것인지 야권 내 친노 인사들과 사전에 논의한 것인지 의구심을 품었다.

이에 박 의원은 "상주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러 온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과거의 아픔을 피력하는 것은 응당 있을 수 있다"면서도 "특별한 장소에서 부적절하게 (발언을) 쏟아낸 것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간접적으로 의견을 드러냈다.

반면 이날 같은 인터뷰에 응한 새정치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상주의 노골적 비난은 국민 정서상 불편했겠지만 아버지의 생 목숨을 뺏고 틈만 나면 정국몰이에 명예훼손을 일삼는 것에 대해선 가족의 심정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대표가) 최소한의 사과도 없이 본인의 경호를 위해 경찰병력까지 수백 명을 증원해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조문에 대한 진심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전 최고위원은 "상황을 거두절미하고 가장을 잃은 피해자가 무례한 사람으로, 가해자는 쿨한 사람으로 둔갑시키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또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언했다.

또한 박 의원의 의견에 대해서도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매도를 해온 세력들이 사회적 갈등이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김 대표가) 조금의 반성이나 사과는 하고 참석했다면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살아 생전 정치성향을 떠나 '국민통합'을 이루고 싶었다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이 무색하게도 여야는 또다시 정쟁만 벌이고 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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