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친박-비박, 반기문 목장의 혈투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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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친박-비박, 반기문 목장의 혈투 있을 것"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5.26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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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총장 대선 출마 발언 '성급하다' 비판... 강도높은 검증 견뎌낼지 의문
▲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6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친박-비박 간 '반기문 목장'의 혈투 있을 것"이라며 반 총장의 대권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면서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외교관으로서 가장 강력한 의미의 대권 발언"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25일 제주에서 중견언론인 모임 관훈클럽과의 간담회에서 사무총장 퇴임 뒤 자신의 역할을 언급하머 대권 도전 의사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내년 1월 1일 한국으로 돌아오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결심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권 출마 뜻을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박지원 원내대표는 26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나와 민감한 발언을 쏟아
냈다.

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발언에 대해 "어제 제주 발언을 보면 외교관으로서 가장 강력한 의미의 대권 발언 시사로 해석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아무래도 국회 정서도 있고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남아 있는데 이렇게 성급하게, 설사 계획을 하고 있더라도, 당사국인 한국에 들어와서 이렇게 강한 톤의 대권 출마 시사를 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 이런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했다.

반기문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후보로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비박계의 견제와 강도 높은 검증을 견뎌낼 수 있겠느냐며 반 총장의 대권 행보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2년 전에는 출마할 것도 반, 하지 않을 것도 반, 민주당으로도 반, 새누리당으로도 반, 그래서 반반 총장이다, 이렇게 말했다. 최근 1년의 움직임을 보거나 또 충청권 대망론, 이런 것들로 보면 대권후보가 무주공산인 친박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대권 후보가 쉽게 되는 것은 아니라며 '반기문 목장의 혈투'를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친박들이 대거 움직이며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살맛이 나지만 그래도 대권 후보라는 것이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 친박에서도, 비박에서도 그렇게 용이하게 넘겨주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반기문 목장의 혈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을 만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내려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산적한 당내 문제도 있고 원 구성 문제도 있는데 제주도에 내려가서 반 총장과 귓속말하는 것을 보면 모양도 안 좋더라"며 비판했다.

검증도 받지 않은 반기문 총장이 갑자기 대권 후보군에 올라타는 것은 무임승차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증을 세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에서는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반 총장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는 "새누리당이 얼마나 뭉쳐주느냐, 이게 문제가 되겠다"고 답하고 과연 반 총장이 강도 높은 검증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을 던졌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볼 때는 친박에서 반기문 총장을 옹립한다고 하더라도 강한 검증과 함께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태풍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남산 위의 소나무가 꺾일까, 그렇지 않으면 그대로 북풍한선을 견뎌낼까 하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따라서 야권으로선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한번 겨뤄볼 만한 후보로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라며 낙관론을 언급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한 손학규 더민주 전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일을 잘 할 사람이지만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정, 즉 자기 세력을 모으는 데에 문제가 있고 탁 치고 나오는 힘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손 전 대표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존경하고, 대화도 하고 있지만 너무 여러 가지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대통령을 하면 잘 하실 분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는 과정, 특히 지금처럼 야권에서 후보가 여럿이 나와 있다고 하면 탁 치고 나와서 국민의 심판과 당원의 심판을 받을 준비를 스스로 강하게 사람을 모아서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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