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특별공급아파트 특혜를 받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직원 51명 중 실거주자는 14명(2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공급아파트 지원 대상이 아닌 직원들도 무더기 분양 특혜를 받은 걸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시세 차익을 노리고 특별공급아파트를 팔아버린 17명은 한 사람당 최대 1억5000만원의 공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방이전을 효율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혁신도시 사업에 따라 2014년 11월 11일 서울 역삼동에서 대구 동구 신서동으로 이전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아파트 특별공급'(특공) 운용실태를 질의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지난 2010년 1월 8일 대구 신서혁신도시 이전을 확정했다. 기관의 이전으로 거주를 옮겨야 하는 공무원은 '지방이전 공공기관 종사자 등에 관한 주택특별공급 운영기준'에 따라 기관장의 확인을 받으면 근무지 아파트의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류호정 의원은 "지방이전계획서에 따르면 서울본원만 이전 대상이고 대전분원은 이전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전분원의 경우 대구본원과 겹치는 업무도 없고 이후 조직 개편에 따라 업무가 이관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평가원은 2012년 분양을 시작할 당시 대전 지역의 직원도 '잠재적 이전 대상'으로 보아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했다고 류호정 의원실에 설명했다.
 
그러나 류 의원은 특별공급 분양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이뤄진 점을 들어 "매년 분양이 있는데 미리 발령을 예측해서 청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약대상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면 모든 지방이전기관의 직원이 특별공급 대상자"라고 꼬집었다.

류 의원은 이어 주택 활용실태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류호정 의원실이 확인한 데에 따르면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직원은 51명, 실거주 중인 직원은 14명으로 27%에 불과했다. 

특히 17명은 매각을 통해 최대 1억5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공 비대상자임에도 분양을 받은 6명도 마찬가지다. 

류호정 의원은 "6명 중 1명은 등기하자마자 매각했고 다른 1명은 실거주한 적도 없이 매각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특히 매각하거나 실거주를 하지 않는 직원 중 3명은 현재 본부장, 팀장과 같은 간부급"이라면서 "모범을 보여야 할 간부들이 오히려 특공을 통해 사익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서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 같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양호 산국산업기술평가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비추어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방이전을 효율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의원은 "특공은 공공기관 이전 초기 재직자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서 실거주하라고 특혜를 준거지 시세차익이나 전월세금을 챙기라고 준 게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러한 부당한 사례가 비단 평가원에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학영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원회가 감사원에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의 특별공급아파트에 대한 감사를 청구할 것을 요청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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