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사드, 국민 몰래 하자?"... 재검토 및 비공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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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사드, 국민 몰래 하자?"... 재검토 및 비공개 주장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08.25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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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특급무기 배치는 원래 비공개가 원칙... 사드가 어디에 올지 모르게 해야"... 야당 "위험한 논리"
▲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김천시)이 25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한반도 실전 배치와 관련해 "사드가 어디에 올리 국민 모르게 하자"고 논란을 낳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미국 주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반도 실전배치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철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비공개 결정을 주장해 논란을 낳고 있다.

국민 무시하고 국가가 자기 일만 하면 된다는 매우 위험한 논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천이 지역구인 이철우 의원은 현재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부가 제3후보지를 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경북 성주에 있는 골프장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근에 있는 김천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천시 주민 1만여 명은 지난 24일 결의대회를 열고 사드 반대를 외쳤다. 대규모 상경 집회도 예고하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석해 격앙된 주민들의 야유를 받았던 이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원점 재검토 및 비공개 결정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김천 분위기는 사드가 아무리 괜찮고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지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안전하면 성주에 처음 결정했던 대로 하지 왜 옮겨오느냐' 여기에 대답하기가 굉장히 힘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제일 처음에는 칠곡에 배치한다고 이야기를 했다가 그래서 칠곡에서 막 데모를 하니까 성주로 갔다. 성주에 또 데모하니까 김천으로 갔다. 우리가 더 세게 하면 또 다른 데로 가는 것 아니냐, 이런 논리이기 때문에 설명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오락가락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런면서 사드 배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그 결과를 비공개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저는 사드에 대한 괴담이라든지 이 논리를 설득하는 게 굉장히 힘들어졌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비공개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 이런 제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차피 해당 지역 주민과 국민 반발로 공개적으로는 사드 배치가 힘들어졌으니 국민 몰래 사드를 배치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국민을 속이는 게 되지만 반발은 잠재울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원래 사드 같은 국가 특급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도 공개적으로 패트리어트를 어디에 배치하겠다, 이보다 더 큰 전자파가 있는 그린파인 이런 레이더를 어디에 배치하겠다 하는 것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사드 비공개 배치 원칙을 거듭 얘기했다.

이 의원은 '주민들과의 합의 절차, 소통의 절차를 없애고 비공개로 한다면 국민 저항이 더 크지 않겠냐'는 지적에 "그러니까 비공개로 하면 배치했는지 안 했는지 (국민들이) 잘 모르지 않느냐"고 했다. 국민 몰래 비공개로 하면 어디에 사드가 올지 모르니까 일단 농성이나 주민 반발은 수그러들 것이라는 말이다.

진행자가 거듭 문제를 제기하자 이 의원은 "비공개로 한다고 해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속이는 것은 해로운 것을 잘못된 것을 국민 모르게 하는 거지 이것은 국가안보에 꼭 필요하고 또 직접적인 해도 없다. (다만) 심리적 불안 때문에 국민들이 지금 반항을 하고 있는 형국이니까 아무런 해가 없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그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애초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됐던 성주 성산포대에는 현재 사드보다 전자파가 훨씬 큰 호크미사일이 배치돼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사드는 더 해롭다 하는 심리적 불안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국민을 속이려고 하는 게 아니고 특급무기 배치 원칙이 원래 비공개로 하는 것이니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괌에도 사드가 배치돼 있는데 당시에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까지도 공개를 했다고 알려주자 이철우 의원은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는 논리를 폈다.

이 의원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어디서 농성을 하고 데모하니까 돌아가고 또 농성하고 데모하면 돌아가고 또 여기에서 그렇게 하면 돌아가고 어느 지역을 배치할 수 있겠느냐, 그러면 시간이 장시간이 걸릴 것 같다. 빨리 배치해야 되는데 그런 시간적 여유가 있느냐, 저는 답답해서"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가 급한 만큼 주민과의 합의나 소통 같은 민주주의 절차는 생략해도 된다는 얘기다.

이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한 야당 의원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가는 자기 일만 하면 된다는 매우 위험한 논리"라고 비판했다.

국회 정보위 위원장인 이 의원은 끝으로 태영호 공사 망명 등 북한 고위층의 이탈과 관련해 "북한 체제가 위험한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 그런 추측을 하고 정보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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