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계복귀 선언.. "7공화국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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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정계복귀 선언.. "7공화국 열겠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10.20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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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탈당하고 제3지대서 세결집... 정치인생 마지막 승부수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정계복귀와 함께 탈당을 선언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이다.

손 전 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2014년 7.30보궐선거에서 패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한 지 2년 3개월 만에 다시 정치 일선으로 돌아온 것이다.

친문재인계가 장악한 현 민주당에서 내년 대선에 나가기 위한 당내 경선 통과가 불투명한 만큼 제3지대에서 세를 불려 정치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나서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손 전 대표의 전격 탈당으로 당내 인사들의 후속 탈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서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김병욱·이찬열·전혜숙·조정식·이춘석·이종걸·강창일·양승조·임종성·오제세·정춘숙 의원 등 15명 안팎이다. 이들이 뒤를 따를 경우 제3지대가 야권 정계개편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손 전 대표는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며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진 살이 두 해 동안 다산의 눈으로 그리고 자신의 가슴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완성한 책 <나의 목민심서 – 강진일기>를 손에 들고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손 전 대표는 200여 년 전 다산 정약용 선생이 한 '이 나라는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 말 것이다'라는 말을 소개하며 "제 가슴에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향한 경고로 울렸다"고 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완전히 꺼졌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끈 수출주도형 대기업중심 경제구조가 혁신없이 50년 동안 지속되면서 산업화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통스럽더라도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근본부터 바꿔야 할 때라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지금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

손 전 대표는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순간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는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명운이 다한 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질곡의 역사를 겪으면서도 세계사에 유례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자부심만 남기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미 두 차례 당내 경선에서 패한 경험을 안고 있는 그가 두 번째 탈당이라는 정치인생을 건 승부수를 던진 것은 현재의 민주당 구도로는 내년 대통령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손학규 전 대표의 이날 정계복귀 기자회견에는 1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렸으며 기자회견이 끝나자 '손학규'을 외쳤다. 손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국회를 떠났으며 지지자들이 그 뒤를 따랐다.

벌써부터 손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될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는 모두 대척점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에 국민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환영했다.

장정숙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손학규 전 대표의 복귀는 답답한 기득권 정치에 절망한 국민들을 위한 신선한 가을바람이 될 것"이라며 "손 전 대표의 합리적인 정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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