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한나라당은 국회를 봉숭아 학당으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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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나라당은 국회를 봉숭아 학당으로 아나"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9.04.22 2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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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등 야당은 22일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국회 외통위에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맹비난했다.

박진 외통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날치기 처리했던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을 모아 놓고 오후에 같은 안건을 재가결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야당들은 '웃지 못할 코미디' '봉숭아 학당' '못 몰리는 한나라당' '갈지자 행보' 등으로 신랄하게 풍자했다.

오전에도 야당들은 기자회견과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날치기 통과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한나라당은 오늘 한 번도 모자라 두 번씩 날치기를 자행하면서 날치기 전문당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비웃었다.

유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오늘 오전 비준안 통과에 대한 절차상 문제가 지적되자 오후 늦게 자기들끼리만 모인 자리에서 오전 날치기의 하자를 시인하고, 두 번째 날치기를 감행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연출했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 감행한 두 번째 날치기로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일방적 통과 선언이 원천무효임을 자인한 것"이라며 "실패한 날치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또다시 날치기를 하는 박진 위원장은 이제 습관적 날치기 위원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을 향해 국회를 봉숭아 학당으로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선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박진 위원장은 오전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을 그토록 주장해도 '이미 처리된 안건이라 재가결할 수 없다'고 하더니, 초록이 동색인 의원들끼리 모여 앉아 봉숭아 학당을 녹화했다"며 같은 법안을 두 차례에 걸쳐 의결하는 희한한 풍경을 풍자했다.

박 대변인은 "오전에 상정하고, 오후에 야당 의원들이 아무도 없을 때 '이의없습니까'만 다시 확인한다고 절차적 하자가 치유된다고 생각하는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 정말 구제 불능의 못 말리는 의원들"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의 신랄한 풍자가 이어지자 국회 정론관엔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미국발 경제위기 상황 하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는 구한말 일본에게 주권을 헌납한 을사늑약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고 맹비판했다.

특히 박진 위원장에 대해 역사적 대죄를 지은 제2의 이완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박 대변인은 "박진 위원장의 손은 손이 아니라 의사봉이었다"며 "그 세 번의 손 방망이 소리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우리나라를 미국의 경제속국으로 전락시키는 망국의 통곡소리였다"고 개탄했다.

창조한국당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진 위원장이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박 위원장과 한나라당의 이날 행보를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김석수 대변인은 "박진 위원장은 작년 12월 18일 외통위에서 한미FTA 불법적 일방상정으로 국회를 정파간 대결구도의 장으로 몰아간 원죄가 있다"며 "박 위원장은 국회 권위 실추에 앞장서지 말고 사퇴하고 자숙하라"고 촉구했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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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새 2009-04-22 22:27:57
웃음도 안나온다.
이게 우리나라 정치 수준의 현주소다.
외신이 뭐라고 보도할 지 걱정ㅅ[=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