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국민의당, 전두환 표창장 문재인에 총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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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재명·국민의당, 전두환 표창장 문재인에 총공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3.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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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살 주범에게 표창받은 게 자랑할 일이냐"... 문재인 캠프 "무분별한 음해 중단하라"
▲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19일 KBS 1TV로 방송된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토론에서 공수부대 시절 전두환 1공수여단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다고 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전두환 전 공수여단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다고 TV토론에서 공개적으로 말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19일 KBS 1TV로 방송된 '민주당 경선후보 토론'에서 "특전사 공수부대 시절 전두환 제1공수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수여단장을 지낸 전두환씨는 79년 10.26사태를 틈타 80년 광주를 유혈진압하고 정권을 탈취한 광주학살 주범으로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이런 전두환씨에게 표창장을 받은 사실을 모든 국민이 지켜보는 TV방송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가 공개적으로 밝히자 여론이 들끓었다.

먼저 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대대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안희정 캠프 박수현 대변인은 TV토론 직후 논평을 내어 "문재인 후보는 오늘 KBS 토론회에서 공수부대 시절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자랑하듯 밝혔다"며 "모 후보의 말처럼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과거의 일일지라도 결코 자랑스럽지 않고 자랑해서도 안 되는 일을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문재인 후보는 경솔한 발언에 대해 광주와 호남 민중들에게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후보 쪽은 이틀째 공세를 계속했다.

이재명 캠프 김병욱·제윤경 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고 광주 금남로의 땅을 밟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또 정성호 이재명후보 선거대책본부장과 제윤경 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TV토론에서 특전사 복무 경력을 내세우며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사실을 강조한 문 후보의 정치관과 역사관에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안희정 후보의 적폐청산세력과의 대연정이나 문 후보의 기득권세력과의 기득권연정은 표현만 다른 쌍둥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한기운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문 후보의 전두환 여단장 표창 발언에 대해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독재 하에서 목숨을 걸고 저항하여 고통 받았던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무덤에서 일어설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전두환 정권에서 판·검사 임명을 거부하고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던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과 천정배 전 대표의 사례를 소개하며 문 후보와 대비시켰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전두환 군사정권 아래서 검사 임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사의 꿈을 접고 노동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천정배 전 대표 역시 1976년 대학 졸업과 함께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전두환 정권에서 판·검사 임용받기를 거부하고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한기운 부대변인은 "문재인 후보가 광주의 상처를 이해한다면서 전두환 표창을 자랑하는 하는 것을 건강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겠냐"며 발언 취소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문재인 후보 쪽은 오해에서 비롯된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받아쳤다.

문재인 캠프 권혁기 부대변인은 "사병으로서 군 생활을 잘해 부대장 표창 받은 걸 문제삼는 우리 정치권의 낮은 수준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군 복무하면서 대통령 표창받은 군인들은 모두 '친박'(친박근혜)이냐는 것이다.

권 부대변인은 "국민의당과 우리당 일부 후보 진영은 무분별한 음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문 후보가 전두환 표창을 받은 시기는 1975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 80년 광주학살을 저지른 시기와는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78년 만기 제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대변인은 "1975년 유신시절 민주화 운동을 이끌다 구속된 적 있는 문 후보는 1980년 5.18 당시 비상계엄 확대 과정에서 집시법 위반으로 신군부에 의해 체포돼 구금되기도 했으며 이후 20년 이상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고 전두환 표창 논란이 확산되는 걸 차단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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