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참패로 한나라당의 계파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8일 "탕평인사가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모종의 당 수습책이 나올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박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전화 출연해 "친이-친박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뢰성을 쌓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 화합 차원에서 내민 친박 김무성 의원 원내대표 추대론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강한 제동을 걸고 나온 것에 대해 "정확한 진의를 잘 모르겠다"며 "지금 여러 경로로 (본뜻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기다리면 (신뢰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 친이-친박 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신뢰성을 쌓을 수 있는 그런 방안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박 대표는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박 전 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당 수습 방안 마련을 위해 직접 만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재보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과 관련해 "우리 당 내에서 이렇게 저렇게 얘기가 있는데 거의 정리를 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민본21 등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이상득 의원 2선 후퇴 요구에 대해선 "(이번 선거 패배가) 한 두 사람의 책임이 아니다. 원래 선거에 지고나면 그 원인이 한 100가지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함부로 어떻다고 얘기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표는 당 쇄신과 관련해 "이번 재보선에 나타난 민의는 우리에게 쇄신과 단합을 하라는 것"이라며 "쇄신을 위해선 쇄신특위를 구성해서 광범위하게 국민들 요구를 받아들이고, 단합을 위해선 계파를 뛰어넘는 탕평인사를 해 보이겠다 이렇게 하고 지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박근혜계와의 신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탕평인사는 '별무효과'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