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가을을 위한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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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가을을 위한 설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8.3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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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8월의 약속"... 머지 않아 상큼한 가을 만끽
▲ 자연은 호된 시련을 주는 것처럼 또 반드시 인간에게 안식과 수확의 기쁨을 줄 것이다. 장마와 더위에 지쳤던 우리는 비로소 아침저녁으로 제법 싱그러운 가을의 입김에 안도한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올 들어 자연은 인간에게 유난스런 시련의 매질을 해왔다. 연초부터 햇볕보기가 어려울 만큼 비가 내리더니 정작 장마철엔 마른 장마로 애를 태웠다.

밭에서는 채소가 자라지 못해 비에 녹아버리고 논에서는 벼가 시들시들했다. 여름 막바지 찾아온 장대비의 심술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새삼 물보다 햇볕의 은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나자 기록적인 무더위로 도시는 타고 농가는 또 다른 재앙에 마음이 탔다.

바닷물이 달아올라 양식장과 어장이 떼죽음의 재앙을 당하기도 했다.

도시는 생존을 지탱해주는 수돗물과 전기를 타오르는 사막에 빨려들어가는 물처럼 한없이 삼켜버렸고 열대야로 우리는 또 다른 시련에 몸서리를 쳤다.

전국의 바닷가와 계곡은 인산인해로 장관을 이뤘고 전국이 오색 파라솔과 자동차로 뒤덮인 듯했다.

하지만 자연은 호된 시련을 주는 것처럼 또 반드시 인간에게 안식과 수확의 기쁨을 줄 것이다.

예년에 비해 늦게 찾아온 한가위는 그 유난스럽던 폭염의 시련이 끝나고 새로운 거둠과 안식의 계절, 가을이 열리고 있음을 알려준다.

▲ "9월은 8월의 약속"이라 했다. 우리는 머지않아 코스모스 피고 상큼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데일리중앙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라 했던가-.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했다. 가을은 또 풀벌레 소리에서 익는다고도 했다.

장마와 더위에 지쳤던 우리는 비로소 아침저녁으로 제법 싱그러운 가을의 입김에 안도한다.

"9월은 8월의 약속"이라 했다. 머지않아 코스모스 피고 상큼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가혹했던 자연의 시련을 넘겼다는 안도보다 새로운 용기와 의욕이 필요할 때다. 다가서는 푸르른 하늘을 꿈꾸면서 부디 이 가을을 설계해보자.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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