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료 할인서비스 사실상 대기업 맞춤형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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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료 할인서비스 사실상 대기업 맞춤형 제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0.16 1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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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간 대기업 49억원, 중견기업 22억원, 중소기업 500만원 혜택... HUG "시장수요가 그렇게 형성"
▲ 국회 국토위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은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료 할인서비스가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편중돼 있다며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료 할인서비스 제도가 사실상 대기업과 중견기업 맞춤형 할인 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간 HUG의 우수고객 보증료 할인제도로 대기업이 할인받은 총액은 49억원이며 중견기업 22억원인 반면 중소기업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제도에 따른 중소기업이 받은 혜택은 대기업의 1/100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쪽은 시장 수요가 공교롭게도 그렇게(1000배 차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입장을 내놨다.

HUG는 공사에서 제공한 보증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가운데 일부에게 보증료 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수고객 할인 제도와 기여고객 할인 제도다.

우수고객 할인 제도는 공사가 제공하는 보증 서비스 중 조합주택시공보증, 하자보수보증, 인허가보증, 하도급 대금지급보증 4가지 서비스에 한해 우수고객이 보증을 신청하는 경우 보증
료를 할인한다.

기여고객 할인 제도는 장기간 공사의 분양보증을 이용한 고객에게 환원하기 위한 취지의 제
도로 분양보증료 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증료 할인 제도가 사실상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만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현재 공사가 운영 중인 우수고객 및 기여고객 할인 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 요건들이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수고객 선정 기준을 보면 최소 기준이 자산총계 500억원 이상, 자본 총계 400억원 이상 및 매출액 500억 이상이다. 우수실적의 경우 최근 10년 이내에 주택의 사용검사 또는 사업용 승인실적이 2000세대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준을 맞출 중소기업을 현실적으로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공사의 우수고객 할인 제도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위한 편법으로 지원하기 위한 특혜 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위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은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우수고객 및 기여고객 보증료 할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간 대기업에게 보증수수료를 할인해준 금액이 444억원이라고 밝혔다.

▲ 2013~2017년 9월 연도별 우수고객 보증료 할인액 및 총 보증료(단위: 백만원, %). 자료=도시주택보증공사
ⓒ 데일리중앙

중견기업을 포함할 경우 할인 금액은 782억원까지 올라간 반면 중소기업에 할인해준 금액은 약 100억원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5년 간 우수고객 할인 제도로 대기업이 할인받은 총액은 49억원, 중견기업 22억원, 중소기업 500만원. 기여고객 할인의 경우 대기업 395억원, 중견기업 326억원, 중소기업 108억원.

우수고객 할인 제도와 기여고객 할인 제도를 통해 가장 많은 할인을 받은 기업은 대우건설로 최근 5년 간 모두 67억원의 할인을 받은 걸로 나타났다.

이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많은 논란을 일으킨 롯데건설이 54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하자 보수와 임대료 상승 문제로 이번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체택된 부영건설도 약 52억원의 할인을 받은 걸로 확인됐다.

윤영일 의원은 "HUG가 제공하는 보증료 할인 혜택이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편중된 것은 특혜이며 선정 기준 역시 특혜를 제공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견줬을 때 재정여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에게도 보증료 할인 등의 정책들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 쪽은 공사의 보증료 할인 제도가 중소기업에게도 유사 비율로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덕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보증료 할인 문제가 중소기업도 유사 비율로 이용 중에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차별을 두고 있지는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공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우수고객 할인 제도는 다른 기관과 경쟁하는 보증상품에 한해 적용하는 것이고, 기여고객 할인 제도는 중소기업도 유사 비율로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 동일하게 적용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수고객 할인 제도에 따른 혜택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1000배 차이가 나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묻자 "시장 수요가 그렇게 형성되다 보니까 공교롭게 그렇게 보이고 있
다"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그러면서도 국회의 제도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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