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구조 도시형 생활주택 전국 88%나 돼... 지진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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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티 구조 도시형 생활주택 전국 88%나 돼... 지진 취약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11.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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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만3993단지 중 서울 5032단지 집중... 윤영일 의원 "대책 마련 시급" 지적
▲ 윤영일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16일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88%에 이른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포항 지진이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의 도시형 생활주택이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8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필로티 구조는 일반적으로 지상층에 면한 부분에 기둥, 내력벽 등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이외의 외벽, 설비 등을 설치하지 않고 개방시킨 구조를 말한다.

정부의 도시 주거 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국회 국토위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은 16일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도시형 생활주택 총 단지수는 1만3933단지, 이 가운데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단지는 1만2321곳.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보다 강도가 높은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시형 생활주택이 가장 많이 건설된 지역은 서울로 모두 5032단지가 건설됐으며 그 다음으로 경기 3727단지, 부산 2160단지 순이었다. 가장 적게 설치된 지역은 세종으로 44단지였다.

광역지자체 기준, 도시형 생활주택 중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비율은 부산이 96%로 가장 높았으며 대구 95%, 인천 93% 순이었다.

또한 도시형 생활주택의 외벽 마감재가 화재에 취약한 자재를 사용한 단지는 모두 4205단지로 약 30%에 달했다. 인접 대지 경계선과의 이격 거리가 1m 미만은 총 2510단지로 약 18% 수준인 걸로 집계됐다.

필로티 구조는 1층 주차장 안쪽에 입구가 있는 경우가 많아 1층 화재 시 대피나 진입이 어렵고 지진 때 붕괴 위험도 일반 주택보다 크다.

실제 2015년 1월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친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고도 필로티 구조가 더 큰 피해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전세난과 늘어나는 1,2인 가구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9년 도입한 것으로 전용 면적 85㎡ 이하 300세대 미만으로 도시지역에서만 지을 수 있다. 건축업자들은 건축비가 싸다는 이유로 필로티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윤영일 의원은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화재 및 지진 등 예방 가능한 재해에 무방비인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매번 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고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 정부 정책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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