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년간 조세회피처 통해 빠져나간 국부 1조4474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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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년간 조세회피처 통해 빠져나간 국부 1조4474억 달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06.28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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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온 돈은 9655억 달러... 김종훈 의원 "조세회피처 자금흐름에 대한 정밀 조사와 조치 필요"
▲ 우리나라의 조세회피처 거래(단위: 억 달러).
* 1. 송금보고서 기준
2. 유출은 거주자가 송금한 금액, 유입은 거주자에게 송금한 금액
(자료=한국은행)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 2007년부터 2017년 사이에 우리나라 거주자가 버뮤다,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처에 송금한 돈이 1조4474억 달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에 외국 거주자가 우리나라 거주자에게 조세회피처를 통해 송금한 금액은 9655억 달러였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이 들어온 돈보다 4819억 달러가 많았다는 것으로 심각한 국부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조세회피처 자금 흐름에 대한 정밀 조사와 조치가 필요한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역외 재산 도피, 역외 탈세 등을 조사할 특별 기구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6월 22일 17명으로 구성된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이 꾸려졌다.

합동조사단에는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검찰,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참여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 탈세,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역외 재산 도피(외국환거래법, 대외무역법 위반), 수출입 가격 조작이나 가공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행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이 28일 한국은행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조세회피처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아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조세회피처 직접투자 유출액은 204억 달러였고 유입액은 33억 달러였다. 이것 역시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171억 달러가 많았다.

증권투자의 경우는 유출액이 1466억 달러, 유입액이 921억 달러였다. 증권투자의 경우도 유출액이 유입액보다 545억 달러 많다는 얘기다.

조세회피처를 통한 거래에서 유입액을 훨씬 초과하는 순유출액은 역외 재산 은닉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서 당국의 정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4년 영국에 본부를 둔 조세정의네트워크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가 발표한 통계 등을 활용해 각국의 조세회피처 은닉 자금을 추산한 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그 규모가 870조원으로 세계 3위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조세회피처 재산 은닉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조세회피처 거래는 통상 역외 탈세, 재산 도피, 범죄자금 은닉 등을 위해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나 여러 나라들은 조세회피처 거래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러 나라들에서 조세회피처 거래가 늘어나면 세금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재원이 줄어들어 사회보장이 축소되고 양극화는 촉진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 김종훈 민중당 국회의원은 28일 조세회피처를 통한 자금 거래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조세회피처 자금흐름에 대한 당국의 정밀 조사와 조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데일리중앙

조세회피처 거래 현황을 분석한 김종훈 의원은 "이제 우리나라는 적폐 중의 적폐인 조세회피처를 활용한 역외 탈세, 역외 재산 은닉에 대해 발본색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출범이 조세회피처를 활용한 탈세나 재산은닉 범죄와 근본적으로 단절하는 시작이 돼야 한다"면서 "역외 탈세 근절과 역외 은닉 재산 환수가 경제민주화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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