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바하마 등 조세회피처서 한국 주식·채권 136조원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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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바하마 등 조세회피처서 한국 주식·채권 136조원 보유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7.10.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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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투자자 중 적어도 8253명 조세회피처 국적... 박광온 의원 "국제공조 강화해야"
▲ 국내 외국인 투자자(개인 또는 법인) 4만141명 가운데 적어도 8000명 이상이 버뮤다·바하마 등 조세회피처서 국적인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확인됐다. 국내 외국인 투자자 중 조세회피처 외국인 투자자. (자료=박광온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국내에 등록한 전체 외국인 투자자(개인 또는 법인) 4만141명 가운데 적어도 8253명은 조세회피처 국적인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확인됐다.

이들이 보유한 국내 주식과 채권은 모두 135조89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26일 '외국인 투자자 국적별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투자자는 127개 나라 4만141명이었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1만38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3784명), 케이만군도(3682명), 캐나다(2428명), 영국(2394명), 룩셈부르크(1742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이외에 홍콩(1047명)과 대만(942명) 투자자 수가 많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596조2000억원, 채권 104조4000억원 등 모두 700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걸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을 1조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88명(18개 국)이며 1조원 이상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는 20명(16개 국)으로 나타났다.

조세회피처 국적의 외국인 투자자는 케이맨 군도 2682명, 룩셈부르크 1742명을 비롯해 버진아일랜드 940명, 싱가포르 689명, 말레이시아 650명, 스위스 403명, 버뮤다 305명, 바하마 133명, 저지 130명, 건지 104명 등 '최소 8253명'으로 밝혀졌다.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20.5% 수준이다.

박광온 의원은 "미국 투자자 1만3882명 중 조세회피처로 분류되는 델라웨어주의 투자자가 파악되지 않아 조세회피처 투자자를 최소 8000명 수준으로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102조1271억원)과 채권(33조7852억원)은 총 135조8924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투자자 보유금액(700조6000억원)의 19.3%로 나타났다.

주식의 경우 1조 이상 보유한 조세회피처 국적의 투자자는 룩셈부르크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스위스 3명, 싱가포르 3명, 말레이시아 1명 순으로 집계됐다.

국가별 보유 주식을 분석해보면 룩셈부르크 국적의 1742명이 39조189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70명은 1000억원 이상이었다.

싱가포르 국적의 689명이 32조67억원으로 13명이 1000억원 이상이었다. 다음으로 케이먼군도(2682명)가 11조2668억원, 스위스(403명) 8조5241억원, 말레이시아(650명) 3조6468억원, 버뮤다(305명) 3조796억원 등이다.

채권의 경우(2016년 기준) 1조 이상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의 국적은 모두 4명이었다. 스위스 투자자가 9조2770억원, 4조500억원, 룩셈부르크가 8조9484억원, 싱가포르 2조33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2011년 지정한 조세회피처는 62개 나라다.

조세회피처는 자본·무역 거래에 세금을 매기지 않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지역으로 역외 탈세나 비자금 조성 등에 자주 이용된다.

이들의 거래가 국내 시장의 변동성을 높인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편 지난해 국세청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 탈세 228건에 대해 1조3072억원을 추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국세청의 역외 탈세 건수는 30건으로 추징금액이 1503억원에 불과했다.

박광온 의원은 "누구나 조세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가능한 상황에서 탈세, 주가조작 등의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가간 금융·과세정보 교환과 같은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시장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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