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자유한국당,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중단?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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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자유한국당,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중단? 결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3.04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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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차 뚜렷... 키리졸브 연습 등 한미군사훈연 중단을 둘러싸고도 정면 대립
▲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결렬이냐, 중단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며 대립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결렬이냐, 중단이냐를 놓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등 일부 한미군사훈련 중단과 관련해서도 두 당의 입장이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민주당과 같은 입장을,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과 공동 보조를 취하면서 진보정당 대 보수야당의 대결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 등 진보정당들은 지난달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이른바 공동선언(하노이 선언)과 같은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회담 중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화를 더하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회담 결렬로 규정짓고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대국민 사기극'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 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이른바 공동선언(하노이 선언)과 같은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회담 결렬이 아니라 중단이라며 한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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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노이 북미회담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지만 회담 결렬은 아니고 중단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해찬 대표는 "북미회담이 결렬은 아니고 북미 사이에 대화를 더 해야 하는 잠시 중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북한이 회담 중단 이후에 서로 비난하는 일은 없고 앞으로 더 대화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70년 분단체제가 이렇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어서 우리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판단된다"며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미정상회담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잘 설득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회담이 결렬된 게 아니라 합의가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큰 진전을 위한 숨고르기이고 생산적 진통이라는 관점이다.

홍 원내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이룰 당사자로서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고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를 추동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겉으로는 결렬이지만 속으로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제부터 상황관리, 정세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며 일부의 회담 결렬 주장을 반박했다.

정의당 역시 2차 북미 협상이 공식적인 성과 없이 끝났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공식회의에서 이렇게 말하고 "이번 협상의 실패는 향후 후속회담의 진행에 따라 긍정과 성공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정적 계기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유한국당은 4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결렬'로 규정짓고 문재인 정부를 향해 '운전을 하려면 똑바로 하라' '대국민 사기극'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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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이라며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데 이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보도가 있어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누가 뭐라고 해도 이번 미북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운전대를 잡으려면 정확한 길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운전자냐, 중재자냐 이런 말장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대표는 "비핵화 로드맵가지고 있지 않은 정부에서 운전자가 될 자격이 있겠나, 제대로 된 중재자가 될 수 있느냐"며 "이제 운전자냐, 중재자냐 이런 말장난에서 벗어나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방미 때 만난 가드너 소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비핵화 없는 회담을 깨라는 것처럼 나쁜 합의보다는 회담 결렬이 다행"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담 결렬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심각한 입장 차이,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 정부가 소외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에게 영변 핵시설 외의 핵시설 알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알고 있다면 대국민 사기극이고 모르고 있었다면 외교 대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동안 궤도를 일탈한 회담의 궤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결렬로 규정하고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등 일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 전화로 합의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그 이유를 '긴장 완화'와 '비핵화 견인책' 등으로 설명했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그대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이 줄줄이 유예되거나 폐지되는 현실에 국민들 사이에 안보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평화를 원하면서도 국민들이 안보 불안에 떨어서는 안 되며, 평화 프로세스가 남남갈등으로 확대돼서는 더욱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북미회담의 실패로 안보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안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둘러싸고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정면 대립했다.

자유한국당은 당 지도부가 나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거칠게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황교안 대표는 "작년 9.19 합의로 정찰 큰 구멍이 난 마당에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우리나라를 사실상 안보 무방비로 내몰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는 대미협상에 나서서 한미연합훈련을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한국의 무장해제'에 빗대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핵 억제력 강화가 필요한 때에 거꾸로 가는 결정에 대해 결단코 반대한다"며 한미연합 태세를 심각하게 흔드는 한미군사훈련 중단 재검토를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미군사훈련 중단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독수리 군사훈련 폐지 환영한다"며 "강대국 정치의 손바닥 안에 있는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해서 우리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한중, 한일, 한러, 한미 특히 한미동맹과의 공조와 함께 남북관계 관리에 더 많은 정책적 세밀함과 대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한미 국방당국이 키리졸브를 비롯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발표한 것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한미 양국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한다"며 "북한 역시 이러한 조치에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한미 군 당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완전 종료하고 규모와 일정이 대폭 축소 조정된 새 '동맹' 연습을 시행하겠다고 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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