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배경과 7일 간의 추모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 7일 출간됐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출범 이후 첫 번째 추모기록사업으로 <내 마음속 대통령-노무현, 서거와 추모의 기록1>(도서출판 한걸음·더)을 이날 펴냈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배경으로 거론되는 '대통령기록물사건'과 이른바 '박연차게이트'의 전후맥락을 대통령이 남긴 기록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있다. 서거 1개월 전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 '부치지 않은 편지'와 대검찰청 출석(4월30일) 직전에 작성하다 중단했던 '추가진술 준비' 메모도 담겨 있다.
이 두건의 자료는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것으로, 서거 직전 노 전 대통령의 생각과 갈등을 잘 드러내고 있어서 주목된다. 부치지 않은 편지에서 노 전 대통령은 '역사는 사실대로 기록하고, 법은 법리대로 집행할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모든 것이 분수를 넘은 저의 욕심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저는 이제 남은 인생에서 해 보고 싶었던 모든 꿈을 접습니다. 죽을 때까지 고개 숙이고 사는 것을 저의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사법적 절차의 결과가 어떤 것이든 이 운명은 거역할 수 없을 것입니다..." (4월 검찰조사 직전 작성하다 중단된, '추가진술 준비' 중에서)
그런데 5월 23일 갑자기 봉하마을 뒷산에 올라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렸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에 대한 속죄와 검찰 권력에 대한 항의의 의미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 전 대통령은 굴욕적인 검찰 수사에 맞서 스스로 자존을 지킨 것이다.
책은 또 서거 당일의 정황을 경찰 수사 발표 내용, 언론 보도, 비서관의 증언 인터뷰 등을 종합해서 생생하게 재현해 기록했다. 이로써 그 동안 일부에서 제기되던 타살설이나 유서 진위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이 명확하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재단 대국민보고서 기록위원회 윤승용 위원장은 "이 책은 노 대통령 서거와 수백만 국민의 추모 과정을 사실대로 정리해 역사적 기록으로 보존하고 국민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기록화 작업의 첫 번째 결실"이라고 출판 배경을 말했다.
노무현재단은 9일 오후 성공회대에서 열리는 노무현재단 창립기념 콘서트 현장에서 이 책의 직간접인 필자들인 전례위원회 관계자들(이해찬, 이병완, 이재정, 유시민, 안희정, 천호선 등)의 책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