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산참사 해결촉구 범대위 대표 5명 연행
상태바
경찰, 용산참사 해결촉구 범대위 대표 5명 연행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0.26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로 정부청사 앞 단식농성장 10분만에 해산... 민노·진보신당 "막가파 탄압"

▲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며 26일 낮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던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가운데) 등 용산범대위 대표 5명을 경찰이 달려들어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범대위 대표들을 광진경찰서로 전원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자료=민주노동당)
ⓒ 데일리중앙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며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던 용산범대위 대표들이 경찰 공권력에 의해 줄줄이 끌려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등 용산범대위 대표 5명은 26일 낮 12시30분께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농성에는 이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 최헌국 목사 등 5명이 참가했다.

그러자 농성 시작 10분 만에 경찰이 들이닥쳐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집시법 위반 혐의를 들어 1개 중대 병력을 투입, 대표자들을 포위하고 끌어내기 시작했다. 경찰은 순식간에 범대위 대표들을 모두 서울 광진경찰서로 연행해 갔다.

이에 대해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막가파식 탄압이라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연행된 범대위 대표들도 경찰 유치장에서라도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민노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오늘의 사태로 정부가 용산참사 해결은 커녕, 오히려 묻어버리겠다는 의지 표명을 한 것으로, 유가족 앞에서 흘린 정운찬 총리의 눈물이 거짓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정부가 정운찬 총리의 위장 눈물보다 더욱 값지고 진정성 있는 이들의 농성을, 공권력을 앞세워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비난했다.

백 부대변인은 "경찰은 지금 즉각 용산범대위 대표자들을 석방하고, 그들을 털끝도 건드려서는 안될 것"이라며 "만일 오늘의 사태를 그냥 넘어가려 한다면 민주노동당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도 이명박 정권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김종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공당의 부대표를 포함한 연대단체의 지도부와 성직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평화롭게 진행한 단식조차 연행으로 대응하는 이 정부의 해괴망측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가장 평화적인 투쟁 방식인 단식마저 공권력으로 연행하는 정권이 독재정권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정운찬 총리는 추석 당일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조속한 해결을 약속하고도, 이후 말을 바꾸어 유족과도 만날 수 없고 전철연과 범대위와는 대화조차 하지 않겠다며 유족을 우롱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용산참사 유족들을 속이고, 국민을 우롱하며, 단식까지 탄압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