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MB식 녹생성장은 원자력 성장이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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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 MB식 녹생성장은 원자력 성장이라는 증거다
  • 강은주 기자
  • 승인 2009.12.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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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진보신당 정책위원회

정부가 400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형원전 1400만kW 짜리 4기를 UAE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1978년 한국에서 고리 1호기를 건설한지 31년 만의 수출 쾌거라며 잔칫집 분위기다.

대한민국은 이제 핵산업 수출국이 되었다. 자동차 몇 만 대를 수출하는 것과 같은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태도와 달리 진보신당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우선 이번에 수출하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신고리에 건설 예정으로, 아직 국내에서 가동조차 해보지 않은 신형이다. 이에 대한 모든 안전 책임 또한 한국의 몫이다. 한국형 원전이라는 것은 기존의 CE사의 원자로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국내 업체가 참여한 영광 3, 4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부속의 균열이나 핵 연료봉의 결함 등이 종종 확인되어왔다.

이러한 결함은 최악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한국형 원자로의 핵심부품의 원천기술은 한국산이 아니다. 몇 년 전 중국에 원전 수출시도 당시에 자격시비에 휘말렸던 것은 그 때문이다.  

또 하나 이번 원전 수출은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이 결국 원자력 성장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극찬해 마지않는다는 대통령의 ‘녹색성장’ 계획안에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보다 원자력 확대가 더 핵심이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내복을 입자고 강변하지만 실은 원자력의 확대가 주목적이라는 것이다. 핵발전이 곧 친환경이라며 국가적으로 홍보하는 정부는 혹시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개수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폐기되고 있는 원전의 개수도 만만치 않다.  

굳이 외국의 핵발전소 사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핵폐기물 등의 사후처리 문제나 사회적-정치적 문제도 안고 있다.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청정개발체제(CDM)에 신규 핵발전소를 넣을 것에 관한 논란이 일었을 때도 폐기물 문제와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었다.

단지 온실가스의 감축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것이 국제사회의 상식이다.  

여전히 위험하며 환경적으로 올바르지도 않은 원전 건설의 해외 수출에 흥청망청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사업과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말로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나올 수 없는 것이 이번 세일즈 외교이다. 대통령의 치적에 매몰되어 비도덕적 반환경적 수출국의 멍에를 쓰게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보신당 정책위원회(강은주 정책연구위원)

강은주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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