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 연아' 동영상 누리꾼 고소 파문 일파만파
상태바
'회피 연아' 동영상 누리꾼 고소 파문 일파만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3.17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부, 강경 입장 거듭 밝혀... 누리꾼들 "유인촌 장관 연말 코미디 대상감"

▲ 이른바 '연아 회피' 동영상 화면. (자료=문화부)
ⓒ 데일리중앙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른바 '회피 연아'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누리꾼을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이에 항의하는 누리꾼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7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부가 동영상을 만들어 유포한 누리꾼을 명예 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의 신원을 확인해 조사할 방침이다.

'회피 연아' 동영상은 지난 2일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김연아 선수에게 유인촌 장관이 꽃을 걸어 준 뒤 격려하기 위해 안으려고 하자 김 선수가 피하는 듯한 모습을 담고 있다.

KBS가 촬영한 장면을 편집해 만든 이 동영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러자 문화부가 대응에 나선 것.

논란이 커지자 문화부는 17일 ''회피 연아 동영상' 왜곡 조작 배포자 수사 의뢰와 관련한 문화체육관광부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문화부는 "문제가 된 동영상은 KBS 뉴스에 실제 방송된 것이 아니라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프레임을 조작하고 속도를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왜곡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인인 유인촌 장관이 국민영웅 김연아씨를 성추행하려는 듯한 의도를 가진 것처럼 설명을 붙여, 악의적 명예훼손을 의도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문화부는 "명백한 왜곡 조작으로 개인과 조직의 명예를 훼손하는 잘못된 인터넷 문화를 바로 잡고, 보다 품격 있는 인터넷 문화로 변화되기 위해 경종을 울릴 필요를 느꼈다"고 고소 이류를 설명했다.

▲ '회피 연아' 동영상 고소 논란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7일 하루에만 수천개의 항의성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 데일리중앙
그러나 누리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져 문화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7일 하루에만 수천개의 항의성 글이 봇물을 이뤘다. 대부분 유인촌 장관과 문화부의 과잉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누리꾼 백원경씨는 "사회적인 위치를 볼 때 모범이 되어야 할 장관이 관용을 베풀지 못하고 고소를 결정한 것은 참으로 개탄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제발 나라 망신 그만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인촌 장관더러 "연말 코미디 대상 자격 충분하다"며 개그맨하라는 조롱섞인 글도 잇따랐다. 최일석씨는 "달인 김병만보다 더 웃긴 분 처음"이라고 비웃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유인촌 장관의 명예가 훼손됐으면 장관이 대응을 해야지 왜 문화부가 나서서 입장을 밝히느냐는 질타도 있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누명 씌운 검찰은 사형감이라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인촌 장관이 총대를 멘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배우 유인촌이 그립다는 글도 보였다. 서정민씨는 "탤런트 시절의 유인촌씨는 참 좋아했고, 저런 게 바로 연기다 싶었다"며 "그런데 국가공무원 유인촌 장관은 하는 일마다 정말 실망을 거듭하게 만든다"고 안타까워 했다.

최준씨도 "아직도 역사스페셜을 진행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때 그 역사를 사랑하고 배려심 깊은 모습들은 다 어디갔냐"며 '배우 유인촌'으로 돌아와달라고 호소했다.

밤 10시 현재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누리꾼들의 항의성 글에 문화부도 사실상 대응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한편 문화부는 고소를 당한 누리꾼에 대한 처벌과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숙고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