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호 "이춘재, 대화 거부 한다면 강제할 수단 떠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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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호 "이춘재, 대화 거부 한다면 강제할 수단 떠오르지 않아"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9.09.26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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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과거에도 사건 용의자 꼽혀
손수호 "인근 지역 미제사건, 잘 따져야"
손수호 "모든 미제 사건, 이춘재 범행으로 생각하면 안돼"
손수호 변호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춘재, 대화 거부 한다면 강제할 수단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copyright 데일리중앙
손수호 변호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춘재, 대화 거부 한다면 강제할 수단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화면 캡처)ⓒ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지목이 되며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가 과연 이춘재가 맞는지 여부에 대한 혼란이 생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혹시 혈액형 때문에 앞서 혼란이 있던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일기도 했다.

결국 이춘재는 화성 사건 중 최소 3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확인됐다.

손수호 변호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춘재, 대화 거부 한다면 강제할 수단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사실 과거 사건 발생 때 경찰이 용의자로 꼽았지만 과거 과학수사 기술 한계 때문에 그를 체포하지 못하고 풀어줬다.

손 변호사는 이에 대해 "당시는 30년 전이었다. 과학 수사에 대한 개정 정립도 아직 어려웠던 그런 시절인"이라며 "지금 기준으로 바라보면 당시 경찰이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실제로 그 잘못된 혈액형이나 또는 발 크기. 이런 차이 때문에 의심해야 될 사람을 일찌감치 용의선상에서 배제했다면 또 조사를 진행하고도 확인하지 못하고 풀어줬다면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 봤다.

특히 화성 사건이 장기 미제 사건이 되면서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 근처 주민들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아 받았던 불안감을 생각하면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DNA 증거가 있지만 이춘재는 현재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화성 사건 뿐 아니라 이춘재 소행이 아닌지 의심되는 유사 사건들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손 변호사는 "그 사건들 정말 이춘재 소행인지 아니면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해결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춘재의 소행으로 떠넘기는 건 아닌가"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공소 시효는 이미 완성됐으며 재판을 통한 범죄 사실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과연 현재 상황에서 좁은 의미의 수사 자체가 가능할까?

손 변호사는 "수사라는 게 공소 제기를 하기 위해서 혐의자를 조사하고 증거를 찾아서 모으는 작업이다. 즉 공소 제기를 위해서 하는 거다"라며 "이런 수사는 그 수사 대상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할 수 있는데 그 요건 중의 하나가 수사의 필요성"이라며 "즉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할 수 있다라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즉 공소 시효 완성 사실이 명확해 공소 제기 못 하고 따라서 처벌 못 하는 이 사안을 좁은 의미의 수사를 할 수 없는 거 아닐까?

현재 이춘재는 정식으로 입건된 피의자가 아닌 용의자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입건조차 못 한 거 또는 안 한 거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고. 지금은 그나마 이춘재가 프로파일러와 마주앉아서 대화에 응하기는 한다 자백은 하지 않지만"이라 밝혔다.

그는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그것마저 이춘재가 거부한다면. 이걸 강제할 수단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라며 "물론 민주 사회에서, 민주 국가에서 중세처럼 고문을 하거나 마녀 재판하고 이럴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만약에 화성 건으로 처벌받을 위험이 있다면 이거 끝까지 버티기보다는 뭔가 자백을 해서 형량을 낮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미 오래전에 공소 시효 완성됐다. 처벌 가능성 없다. 게다가 이미 무기수로 복역 중"이라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를 가석방으로 들기도 했다. 

이 춘재는 1급 모범수로 25년 동안 복역했다. 

가석방을 노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 것이다. 

만약 이 화성 건을 자백할 경우 가석방은 이미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이미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미련을, 약간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33년 동안이나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온 사람이라면 '그냥 털어버리자, 시원하게 밝히고 죄책감을 좀 덜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손 변호사는 "그건 그나마 좀 평범한 사람들이고. 애초부터 이춘재는 그런 성격이 아닌 걸로 보인다"며 "1994년 처제 강간 살인 사건 기록을 보면 살해 후에 사체를 유기하고 집안을 꼼꼼히 청소해서 적극적으로 증거 인멸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경찰이 증거를 제시해도 끝까지 버티다가 '화나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일부 인정하기는 했다. 또 번복한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이춘재가 지금 이 상황을, 경찰과 또 프로파일러와의 대면을 어떤 놀이, 어떤 게임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지금 이걸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춘재가 끝까지 자백 안 할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경찰이 마지막 수단으로 이춘재의 모친. 모친과 함께 자백을 설득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그러나 친모가 여기에 응할 것인지, 이춘재가 그 자리에 나와서 계속 대화를 할지는 의문인 상황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런 시도를 하다가 나중에 이춘재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거부하는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변호사는 "다른 사건도 이번처럼 면밀히 검토하고 과학 증거를 계속해서 찾으면 증거 확보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면서 "화성이나 청주 지역의 미제 사건을 쉽게 이춘재의 범행으로 몰아버리면서 사건을 끝맺으려는 그런 유혹에 빠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잘 따져야지, 인근 지역에서 있었던 모든 미제 사건을 이춘재의 범행으로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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