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기업에 중소기업전용 상품 5년간 3000억원 넘게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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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기업에 중소기업전용 상품 5년간 3000억원 넘게 대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9.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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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현대중 소속 기업 등 25곳에 0.3%의 금리우대 특혜까지... 이자 할인액만 11억원
송재호 의원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 개선해야
송재호 민주당 국회의원은 24일 산업은행이 대기업에 중소기업전용 상품을 5년간 3000억원 넘게 대출해줬다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라며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 개선을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송재호 민주당 국회의원은 24일 산업은행이 대기업에 중소기업전용 상품을 5년간 3000억원 넘게 대출해줬다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라며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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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상품을 대기업이 이용한 규모가 지난 5년 간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져 부실 대출 심사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송재호 의원이 24일 한국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해당되는 기업 25곳에 3116억원의 중소·중견기업 전용상품을 대출해준 걸로 나타났다.

기업집단별로는 OCI그룹과 현대중공업 소속 기업에 각각 700억원을 대출해 가장 많았다. 이어 SK그룹에 611억원, 셀트리온에 450억원 순으로 대출이 나갔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계열사 자산을 다 합쳐서 10조원이 넘는 기업 집단으로 사실상 대기업집단을 의미한다. 이 기업들은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기업들로 산업은행에서 운영 중인 중소·중견기업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이 기업들은 산업은행의 '전략특별부문 신산업(운영)자금' '서비스산업(운영)자금' 그리고 '사업경쟁력강화(운영)자금'과 같은 중소·중견기업 전용 대출상품을 이용했다.

더욱이 이 기업들은 해당 대출상품을 이용함으로써 중소·중견기업으로 자격을 인정받아 0.3%의 금리우대 혜택까지 받았다. 대출 규모와 이용 기간에 따라 이 기업들이 받은 이자 감면액은 11억11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일은 산업은행의 부실한 대출심사 과정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5개 기업에 잘못된 대출이 이뤄진 데 대해 상품지원 요건 착오가 13건, 기업규모 분류 착오가 12건으로 밝혀졌다.

일례로 2019년 1월 대출을 받은 모 기업은 현대중공업 소속 계열사임에도 산업은행은 상품지원 요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700억원의 대출을 승인했다.

이렇게 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의 만기 동안 중소·중견기업 노릇을 하며 대출 및 금리우대 혜택을 받았다.

송재호 의원은 "중소중견기업에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을 대기업군의 기업이 영위한 만큼 중소기업은 혜택을 보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부당한 지원이자 특혜"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해당 대출 건들이 산업은행의 허술한 대출 심사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해마다 발생하는 대출 착오를 개선하기 위한 심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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