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현수막에 걸린 월세 안 받는 인천 '착한 건물주'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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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현수막에 걸린 월세 안 받는 인천 '착한 건물주' 화제
  • 황윤서 기자
  • 승인 2020.12.2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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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식당 24시간 운영 제한에 타격받은 임차인에 "젊은 사장이 열심히 일하니까..." 도움 손길
임차인, 선한 영향력 주고자 건물 현수막 걸어... "힘든 시기, 자영업자 다 같이 이겨냈으면..."

[데일리중앙 황윤서 기자] 코로나19가 기약 없이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경제적으로 곤궁한 소상공인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16일 인천 서구의 한 식당에서 '착한 건물주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펼침막(현수막)이 걸려 화제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착한 임대인'이 등장한 것이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익명을 요구한 착한 임대인(건물주) A씨와 임차인 류민수씨가 함께 나왔다. 

류씨가 운영해 온 식당은 24시간 운영되던 곳이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맞물려 영업시간 제한 및 집합 금지 시설로 분류됐다. 따라서 영업 수익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류씨는 장사는 되지 않는 데 한 달마다 꼬박꼬박 나가는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로 식당 운영 자체가 어려워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24시간 돌아가는 식당인데 오후 9시부터 객장 내 영업을 못 하게 되면서 타격은 더욱 심했다.

류씨는 이러한 어려운 사정을 당시 임대인에게 호소했고 임차인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임대인은 선뜻 도움을 줬다고.

방송 도중 전화 연결을 통해 만난 임대인 A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로 인터뷰 내내 익명을 요구했다. 그는 본인도 장사를 해봤다는 말로 운을 떼며 "저도 여유가 별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런데 우리 집사람도 장사를 그만큼 많이 했기 때문에 고통분담을 서로 나눠보자... 뭐 젊은 사장이 저기 하면서 열심히 하니까"라고 말했다.

A씨는 임차인 류씨가 식당 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건 것을 두고 "기분이 흐뭇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일어나고 열심히 해야 우리 대한민국이 일어나는 거니까 열심히들 장사합시다"라고 했다.

현수막엔 "앞으로도 쭉 설렁탕, 굴국밥, 소고기국밥을 5000원씩 판매하겠습니다"라는 내용도 담겼다. 고통 분담에 나선 건물주와 뜻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이다.

정부 쪽 관계자는 "가장 좋은 건 법안이 강제되는 것 말고 선의로 자발적으로 상생의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라며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상생을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곤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임대료 지원이 절실하다는 여론에 따라 민주당과 정부는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임대인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50%에서 최대 70%까지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황윤서 기자 yunseo21c@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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