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눈꽃으로 갈아 입은 소백산... 그 장엄함으로 인해 걸음마다 탄성 자아내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아침부터 눈발이 날렸다.
새해 벽두. 겨울 등산의 백미로 꼽히는 소백산에 친구랑 둘이 올랐다. 지난날 영주에서 희방사 쪽으로 오르던 길을 마다하고 이번에는 단양 천동계곡 코스를 택했다.
눈이 많이 쌓인데다 바닥이 미끄러워 다리안폭포를 지나면서 아이젠을 했다. 목도리에 털모자, 귀마개, 목토시(넥 워머), 방한복, 핫팩, 스패츠까지 중무장했지만 생각보다 날씨는 온순했다.
천동쉼터에 이르러 칼바람이 달려들었지만 견딜 만했다.
소백산은 그제부터 내린 눈으로 온 천지가 눈밭이었다. 나뭇가지 위에도 난간 위에도 바위 위에도 소복이 쌓인 흰 눈이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했다.
특히 천동쉼터 지나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사목 가는 길이 백설로 뒤덮여 흡사 설국에 온 듯했다.
눈부신 눈꽃으로 갈아 입은 소백산은 그 장엄함으로 인해 걸음마다 탄성을 자아냈다. 소백의 백두대간 설경은 오늘 내게 생애 최고의 장관을 선물했다.
표고 1439미터, 소백산 비로봉. 하늘에서 흰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순백의 물결이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여자의 숨결처럼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줄기마다 피어 있는 눈꽃은 실로 장엄했다.
온 산을 휘덮고 있는 눈밭, 자연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절경에 절로 탄성이 터졌다.
푸른 빛이 도는 정육각형 분말은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면서 오후의 햇살을 받아 눈이 부셨다.
설원의 장쾌함과 눈꽃의 아름다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겨울 산행은 그래서 등산의 백미로 불리는 게 아닌가 싶다.
설 연휴의 끝자락, 많은 사람들이 소백산을 찾았다.
나는 오늘 내가 소백산에 왔다 갔음을 눈밭에 새기고 왔다. 누구는 돌탑으로 공덕을 쌓기도 했지만···.
우리가 천동계곡을 따라 다리안국민관광지조성기념탑이 있는 단양 천동주차장으로 내려오자 소백산에 해가 지기 시작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역시 겨울은 소백산이지
가을은 설악산, 여름은 지리산.
봄엔 한라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