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김혜자-이병헌 모자 먹먹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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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김혜자-이병헌 모자 먹먹한 여운을 남기며 종영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6.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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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최종회에서는 강옥동(김혜자 분)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마친 뒤 눈을 감았다.

강옥동과 이동석은 강옥동의 고향이었던 저수지에 갔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부축하지는 않고 혼자 앞서 올라갔지만 강옥동이 올라오는 걸 먼발치서 바라봤다. 내려오는 길에 강옥동이 절뚝거리자 이동석은 걱정했다. 강옥동이 "좀 있으면 나을 거다"라고 하자 이동석은 "뭘 좀 있으면 낫냐"며 버럭 하고는 주변에서 지팡이로 쓸만한 나무를 가져왔다. 하지만 곧 비가 올 낌새가 보이자 이동석은 결국 강옥동을 업었다. 이동석은 너무 가벼운 강옥동 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그동안 쌓였던 원망과 상처를 드러냈다. 이동석은 "어떻게 나한테 미안한 게 없냐"고 따져 물었다. 강옥동은 미친 사람이 어떻게 미안한 줄 알겠냐며 "그저 자식이 세 끼 밥만 먹으면 되는 줄 알고, 학교만 가면 되는 줄 알고. 자식이 처맞는 걸 보고도 멀뚱멀뚱. 너 나 죽으면 장례도 치르지 마라. 울지도 마라. 그냥 바다에 던져라"라고 말했다.

강옥동은 결국 쓰러져 병원에 갔다. 이동석은 의사로부터 아들이 맞느냐는 소리를 들었다며,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제주도에 가다가 큰일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강옥동은 입원을 거부했다. 두 사람은 목포에 더 머물며 여행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위해 여러 이름을 적어서 보여줬다. 남편의 이름, 이동석, 강옥동, 제주, 바다, 푸릉 등이었다. 이동석은 한라산에 가보고 싶냐고 했고 강옥동은 그렇다고 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이 아파서 안 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제주로 돌아왔다. 이동석은 안 된다고 했던 말과 다르게 한라산으로 갔다. 잠에서 깬 강옥동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다. 강옥동은 백록담은 여기보다 더 좋냐고 했고, 이동석은 백록담 풍경을 극찬했다. 강옥동은 이동석에게 데려가 달라고 했다. 이동석은 안 된다고 했지만 강옥동의 애처로운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다 하자"며 눈 덮인 한라산을 올랐다. 올라가면서도 그만 내려가자고 했지만 강옥동은 계속 올랐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만일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다시 태어나면 좋지"라고 했다. 이동석은 뭘로 태어나고 싶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돈 많은 부잣집에 태어나 돈 걱정 안 하고 글도 배워 알고 자식들도 일 안 시키고 공부 많이 시키고 너네 아버지처럼 명 짧은 사람 말고 명 긴 사람 만나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했다. 이동석은 "다시 태어나면 다시 나랑 어머니, 아들로 태어나서 살까"라고 물었다.

이동석은 "내가 지금 같지 않고 착하고 순하면, 말 잘 듣고 웃음 많고 살가우면 그럼 다시 만나냐"고 다시 물었다. 강옥동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동석은 누나가 강옥동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고 누나도 바다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냐고 물었다. 강옥동은 지금이라고 했다. "너랑 한라산 가는 지금"이라는 대답에 이동석은 "할 말이 없네. 기껏 제주 사람이 한라산 가는 게 인생에서 제일 좋은 기억이냐"라면서 희미하게 웃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의 건강이 걱정돼 그만 하산하자고 했지만 강옥동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자기 혼자 올라가서 백록담 사진을 찍어올 테니, 젊은 사람들과 같이 내려가서 집에 가있든가 카페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이동석은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등산했다. 그러나 날씨 때문에 백록담에 가는 길이 막혀 있었다. 이동석은 주변 풍경을 동영상으로 찍고, "나중에 꽃 피면 오자. 엄마랑 나랑 둘이. 내가 데리고 오겠다, 꼭"이라고 말했다. 강옥동은 이동석이 찍은 영상을 계속 보면서 행복해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데려다줬는데, 자기 사는 곳을 보지 않겠냐며 다시 강옥동을 차에 태웠다. 이동석의 집엔 민선아와 아들 열이 와있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에게 민선아(신민아 분)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의 집에서 자고 갈까 물었더니, 강옥동은 거절했다. 이동석은 아침에 먹으러 올 테니 된장찌개를 끓여놓으라고 했다. 강옥동의 눈이 반짝였다.

다음날 아침 강옥동은 된장찌개를 끓였다. 이동석이 집에 왔을 때 강옥동은 자고 있었다. 이동석은 강옥동이 불러도 대답이 없자 가까이 가서 귀를 대봤다. 그리고 현춘희(고두심 분)에게 전화를 했다. 이동석은 강옥동을 안고 오열했다. '난 평생 어머니를 미워한 게 아니라 이렇게 안고 화해하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내 어머니를 이렇게 오래 안고 실컷 울고 싶었다'라는 이동석의 말이 큰 여운을 남겼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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