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토론에 나서 "우리 정치가 극한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는 미래의 문제"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깨진다면 끝없는 뒤집기와 분열이 되풀이 될 것이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의 정책들은 쉽게 뒤집어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제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우리 모두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친이(친 이명박)계를 의식한 듯 "여야, 진보와 보수를 떠나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제 어느 한쪽은 국익을 생각하고 다른 한쪽은 표를 생각한다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오늘 결론이 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모두 마음 속에 묻었으면 한다. 모두가 힘을 모아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세종시 원안은 주말부부 양산정책이며 세종시 교조주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충청도민이 교조주의의 볼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의원은 "세종시 원안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충청권 표심을 얻기 위한 좌파 정권의 정치 포퓰리즘에서 나온 것"이라며 "역사는 세종시를 민주주의의 실패로 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차명진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면 세종시 원안에 대한 심판을 시작하겠다"며 "원안 찬성론자들은 의결 정족수만 남기고 본회의장에서 다 퇴장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은 "(친이계를 가리키며) 이미 죽은 법안을 놓고 찬반토론을 하고 표결하자는 것은 봉숭아 학당보다 더 웃기는 코미디"라고 까칠하게 꼬집었다.
류 의원은 "이미 사망선고 받은 수정안의 망령을 되살려서 뭘 하겠다는 거냐"며 "수정안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어떠한 기도도 오만과 독선이며 꼼수"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세종시 수정안 찬반 토론에는 여야 의원 10명(찬성 5명, 반대 5명)이 나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어 진행된 표결 결과 재적 291석 가운데 출석 275명, 찬성 105명, 반대 164명, 기권 6명으로 세종시 수정안은 부결됐다.
석희열 기자·윤용 기자 shyeol@dailiang.co.kr
나는 오늘부터 친박에서 반박이 되어 두고 두고 원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