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전 대표는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내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정치인들의 '진보행동'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제안했다.
그는 먼저 "진보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판을 짜고자 하는 여러분들과 함께 저 역시 기대가 크다"며 "얼마전까지 386이었는데 이제 486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저는 갓 50을 넘겨 586이 됐다. 컴퓨터에서 586 이상은 팬티엄이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가 한가지 제안을 드리려고 이 이야기를 했다. 독재정권 말기 그 시대교체의 소명을 과감하게 밀어붙였던 열정과 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486세대라는 말은 좀 나이브(naive·단순한)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심 전 대표는 "프랑스도 68년 5월 혁명을 공유하는 세대를 68세대라고 한다. 언론에서 '학생운동' 중심으로 해석해 준 486이란 말을 버리고, 시대교체의 소명과 책임을 다하고자하는 의지의 개념으로 87세대라고 부를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해 객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지금 대한민국이야 말로 시대교체기에 접어들었다. 어게인(AGAIN) 87, 그 시대교체의 소명과 책임을 국민이 주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 전 대표는 "국민들은 정치가 바뀌어야 하고,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에겐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진보정당에겐 뜻만 좋으면 뭐하냐 실현할 힘을 만들어야지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야 하지만 교체된 권력을 어떤 방향으로 행사할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진보행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이 시대교체기의 과제는 민주주의와 노동이라는 87세대의 시대정신을 이제 불가역적인 성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틀 내에서의 진보의 재구성, 틀을 고수하고 안주하는 것은 '진보의 보수화'라고 생각한다"며 진보행동이 기존의 진보 틀에서 과감히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심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공동의 실천을 쌓아가고 공동의 언어를 새로 만들 때, 그리고 지금 진보행동이 민주당의 오늘이 될 때, 우리는 당당하게 국민 앞에 새로운 진보정치 시대를 선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 길에 여러분과 함께 굳건히 손잡고 연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