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박재승, 비례대표추천위 놓고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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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재승, 비례대표추천위 놓고 정면충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3.20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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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승 공심위원장 연락 끊고 '파업'... 손 대표 "위원장 없이 활동 시작" 경고

▲ 민주당 비례대표 추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손학규(왼쪽) 대표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신경전이 이틀째 계속되면서 공천 심사가 전면 중단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
ⓒ 데일리중앙
통합민주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가 20일 비례대표추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이틀째 대치하며 정면충돌하고 있다. 지도부는 공심위가 과욕을 부리고 있다고 질타했고, 공심위는 중대결심까지 언급하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당 지도부가 전날 '금고형 이상 비리전력자 공천배제' 원칙에 걸려 공천 탈락한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을 비례대표추천위에 포함시킨 것이 발단이 됐다.

공심위는 이에 대해 원칙에 어긋난다며 사실상 '파업'에 들어갔다. 특히 "비리 탈락자를 굳이 비례대표추천위에 포함시킨 것은 공심위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감정적 대응도 격해져 박재승 공심위 위원장은 당과 지도부를 향해 "정신감정을 한 번 받아 보라"고 한 뒤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20일 출근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공천 심사가 전면 중단되는 파행을 겪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공심위가 과욕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비례대표추천위 구성에 대해 공심위가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대표 추천심사위원회는 당헌당규상 당의 공동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며 자신과 합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는 박재승 위원장을 비판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의 비례대표추천위 포함에 대해서도 "개인들의 구제나 신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공심위의 교체 요구를 일축했다.

손 대표는 특히 전날 박경철 공심위 간사가 비례대표추천위 구성과 관련해 당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 뒤 "비례대표추천위원장을 맡은 공심위원장이 연락이 안 되는 형편이지만 심사일정이 촉박해 늦출 수 없다"며 위원장 없이 활동을 시작할 뜻을 내비쳤다.

박상천 대표도 비례대표추천위 구성은 당헌당규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당 지도부에 불만을 품고 연락을 끊고 있는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는 김영주 수석 사무부총장에게 비례대표추천위 간사를 맡겨 비례대표 공천 절차와 기준 마련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공심위 박경철 간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우리보고 이제 나가달라는 계산된 도발 행위로 보인다"며 "당 지도부가 공심위의 충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늘 하루 고민한 다음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파란을 예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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